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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과 중국조선족> 재론
2012년 08월 19일 09시 56분  조회:7817  추천:11  작성자: 정인갑

필자의 <"9.3"과 중국조선족>은 가장 기초적인 상식을 운운하였는데 파문을 일으킬줄 몰랐다. 부득불 본문장을 써서 필자의 견해를 보충한다. 익명의 모욕은 저질인간으로 취급한다.

명절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성탄절, 구얼방절(古尔邦节,Qur'an) 같은 명절은 종교적명절이므로 해당종교의 모든 신도들의 명절이다. 泼水节와 那达慕는 타이족과 몽고족의 명절이므로 시쐉반나와 내몽고는 물론, 기타지역도의 타이족과 몽고족도 모두 그 명절을 쇤다. 국가의 규정에 ‘9.3’은 중국조선족명절도, 연변조선족명절도 아닌, 연변의 지역명절이다. 연변에 사는 6가지(?) 민족의 250만 인구 모두에게 해당되는 명절이다. 이는 필자의 주장이 아니라(필자는 이런 주장을 할 추호의 자격도 없음), 국가민족사무위원회 법률담당 사장(司长)의 해석이다. 이 분야 최고권위의 말도 믿지 않을것인가?

1980년 북경시에서 처음 조선족운동회를 할 때 필자는 조선족명절 ‘9.3’에 하여야 한다고 고집하며 民委의 령도와 다투다가 끝내 지고 말았다. “‘9.3’은 조선족명절이 아니라 연변의 지역명절이다”라는 말 한방에 끝나버렸다.

만약 ‘9.3’에 료녕성의 모 조선족학교가 하루 쉬었다고 가정해보자. 상급 추궁 왈: “왜 쉬었나?” 교장 답: “조선족명절에 하루 쉰것이 잘못됐나?” 상급 훈계 왈: “‘9.3’은 조선족명절이 아니라 연변의 지역명절이다.” 이 한방에 그 교장은 말문 막힌다. 만약 ‘9.3’에 연변의 모 한족학교에서 상과하였다고 가정하자. 상급 추궁 왈: “왜 상과했나?” 교장 답: “조선족명절에 한족도 덩달아 쉬려하나 우리 학교는 안 쉬었다.” 상급 훈계 왈: “‘9.3’은 조선족명절이 아니라 연변의 지역명절이다. 우리 한족도 포함된다.” 이 한방에 그 교장은 고개 숙이고 만다. 1980년의 필자, 앞에 가설한 료녕성 모 조선족교장, 연변 모 한족교장의 주장은 모두 법에 위배된다(不合法). ‘9.3’이 조선족명절이라는, 법제 의식이 모호한데서 비롯된것이겠다.

“조선족명절이면 어쩌고, 다민족명절이면 어쩌고 당신은 왜 이제 와서 쓸데없는 군소리를 하느냐?” 라며 필자를 질책하는 사람이 있다. 쓸데없는 군소리가 아니다.

필자는 2008년 8월, 흑룡강성 동강시(同江市) 허저족(赫哲族) 자치향—가진구향(街津口乡)에 가서 사회조사를 한적이 있다. 자치향과 동강시의 한족간부들이 자치향을 위해 허저족보다 더 열심히 뛰고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 “연변조선족자치주를 위해 뛰는자는 거의 조선족뿐인데 여기는 한족이 더 열심히 뛰고 있으니 리해가 가지 않는다.” 그들 답: “소수민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은 우리 대한족의 당연한 의무이다.” 필자 문: “다른 리유는 없는가?” 답: “이자 말한것은 공(公)적인것이고 사(私)적으로 말하면 우리 한족도 같이 리익을 본다. 우리 같은 편벽한 동강시가 성이나 중앙에 가서 손을 내밀만한 여건이 전혀 없다. 단 허저족자치향이라는 이름을 걸면 달라진다. 동강시가 그동안 발전할 수 있은 것은 많이는 허저족자치향이라는 카드를 활용한데 있다.” 필자의 전우(战友) 수십명이 그곳의 령도직에 있으므로 이런 속심말을 들을 수 있었다. 허저족뿐만이 아니다. 내몽고, 신강, 운남 등 소수민족 지역을 위하여 북경에 온 간부들을 보면 한족간부들이 주축을 이룬다.

그런데 연변은 조선족들만 뛴다. 기념비 모금도 조선족에게서만 하였을 것이라 추측되는데 여기에는 문제점이 있다. 여러 민족에게서 다 모금하여야 다민족의 명절이라는 법적 규정에 부합된다. 필자는 30여년간 북경에 살며 도움받으러 찾아온 자치주 조선족간부들을 많이 보았다. 한족간부들은 왜 오지 않는가? 만약 연변이나 길림성의 한족간부들이 나서면 조남기나 리덕수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거나 더 능력있는 사람과 인맥이 닿을지도 모른다. 이젠 조남기와 리덕수가 은퇴하였으니 누구를 찾아갈 생각인가? 한족은 안 뛰고 조선족만 뛰는 리유가 무엇인가?  a,‘9.3’은 조선족명절이라는 오해 때문에.b, 조선족이 한족보다 잘났기 때문에.c, 한족에게 능력발휘의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d, 조선족이 열심히 뛰고 있으니 우리 한족들은 굿이나 보다가 떡이나 먹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4가지 중에 있으리라 추측해 본다.

자치주는 승승장구로 발전하다가 1990년대부터는 내리막길을 걷고있다. 수십년간 연변 외의 조선족들은 정치, 경제, 사회의 면에서는 연변과 별 관계가 없었으나 문화와 교육의 면에서는 연변의 도움을 받아왔다. 이제는 그것도 한국의 영향에 밀리고 말았다. ‘9.3’ 60주년을 맞이하며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비를 세우고 찬양하는 것도 좋다. ‘9.3’ 그날만은 신나게 놀아도 좋다. 그러나 그날을 빼고는 자치주 성립 60년간 존재하는 문제점은 무엇이며, 지금 직면한 위기의 객관 조건, 주관 원인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잘하여 자치주의 추락을 모면할 것인가 등을 심도 있게 연구하여야 한다. 지금 연변조선족자치주는 생사존망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위기의식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비나 세우고 찬양만하며 마음이 부풀어있을 때가 아니다.

연변조선족들이 그사이 자치주의 터전을 지키느라 수고한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개별적 연변사람은 夜郎自大의 치명적 약점이 있다: 연변은 지금 번영창성하고 있고, 중국조선족의 중심이며, 중국조선족을 리드해나가고, 연변의 주장은 다 정확하며, 밖의 사람의 견해는 다 유치원 수준이고…. "9.3"을 중국조선족의 명절로 보며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책임자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는 등등은 모두 이러한 자대망상증에서 기인된것이다. 이것 역시 연변을 추락시키는 원인중의 하나겠다. 눈을 크게 뜨고 13억을 바라보고 전세계를 바라보기 바란다. 연변밖의 말도 경청하기 바란다. ‘当局者迷, 旁观者清’의 도리를 음미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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