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작전타임이 필요하다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조교수 김부용
어제 한국은 아시안게임 축구 한일전으로 뜨거웠다. 다른 나라들과의 경기에 비해 유난히 한일전은 늘 서로가 신경을 곤두세우며 치렬하게 싸우는 느낌이다. 결국 팽팽하게 싸우다 연장전까지 갔고 한국이 2:1로 우승을 거머쥐게 되였다.
돌이켜보면 올해는 유난히 스포츠행사가 많은 한해다. 2월의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시작해 6~7월에는 월드컵이, 그리고 8월에는 아시안게임이 치러졌다. 많은 경기들을 보면서 한가지 인상적인 것이 있었다. 바로 작전타임이다. 작전타임은 말 그대로 경기 도중에 작전을 위해 요구할 수 있는 타임아웃이다. 농구, 배구, 축구 등 구기 종목의 규칙으로 규정되여있다. 회수는 종목에 따라 다르며 전반, 후반 혹은 세트마다 필요시 요구할 수 있다. 시간은 약 30초간으로 선수들은 경기장 밖에서 감독과 작전을 토의할 수 있다. 이 작전타임은 상대방의 전략이나 실력을 보며 작전을 토의하는 매우 유익한 시간으로, 전체 경기의 성공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스포츠경기와 중간중간의 작전타임을 보며 사실 우리네 인생도 이러한 작전타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바퀴처럼 돌아가는 삶 속에서, 요즘 사람들은 앞만 보고 달린다. 자신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과연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방식이 잘못된 건 아닌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최선인지 등을 미처 점검하지도 못한 채 말이다. 잠간 멈춰 생각을 정리하고 전략을 고민하는 작전타임을 갖는 것이 방향을 잃지 않고, 더 빨리 갈수 있는 지름길이란 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어찌 우리네 인생뿐이랴. 국가도 마찬가지다. 요즘 매일 뉴스에 등장하는 베네수엘라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유매장량을 가진 나라, 20세기 후반 수천명의 난민을 수용할 정도로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부유했던 나라, 그렇던 나라가 어떻게 이 지경이 되였을가? 베네수엘라가 현재의 경제적 위기와 정치적 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통화와 가격 시스템, 최저임금, 불균형 등 여러 면에서 제대로 된 작전타임을 가져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기술패러다임이 바뀌는 현재, 경제 또한 작전타임이 필요하다. 한국은 대기업과 조선, 철강, IT, 자동차 등의 주력산업을 바탕으로 제조업 강국의 대렬에 합류했지만 4차 산업혁명에는 늦장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 대기업의 락수효과 부재, 혁신동력 부족 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중국 경제 또한 2008년의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소비주도 성장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간소비의 엔진역할이 아직도 약한 편이다. 국유기업 개혁이나 자본시장 개방 등도 아직 할 일이 많다. 최근 몇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BAT를 필두로 한 거대 공룡기업이 혁신을 이끌면서 중국이 혁신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
30여년간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을 바라보며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작정 달려온 나, 정작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지 않았던 나부터 당장 작전타임을 가져야겠다.
인민넷조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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