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자 마지막… 낮에도 볼 수 있는 혜성 ‘아이손’ 온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11월11일 09시04분    조회:3163
아이손 혜성이 지난달 9일 긴 꼬리를 달고 지구와 화성 궤도 사이를 지나는 모습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허블망원경으로 포착했다. | 미국 항공우주국 제공

ㆍ내달 초 맨눈으로도 관측 가능

차가워진 겨울 하늘에 다음달 초 ‘아이손 혜성’이 나타난다. 낮에도 맨눈으로 볼 수 있을 혜성은 화려한 우주쇼를 보여준 뒤 영원히 시야에서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류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났다 헤어질 ‘우주의 진객’인 셈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공식 이름 ‘C/2012 S1’인 혜성 아이손이 9일 오전 5시 현재 태양과 1.005AU(AU는 지구의 공전 궤도를 나타내는 천문단위로 약 1억4800만㎞) 떨어진 지점을 지나고 있다고 밝혔다. 1.005AU이면 1억4959만㎞ 정도이다. 아이손은 9~10일 사이 지구 궤도를 넘어서 10일 오전 5시에는 태양으로부터 0.983AU(약 1억4548㎞) 떨어진 지점을 지나게 된다. 현재는 망원경이나 쌍안경 등으로 꼬리 부분을 관측할 수 있다. 들판처럼 지평선이 확 트이고, 어두운 곳에서는 해뜨기 직전 새벽에 볼 가능성이 높지만 불빛이 많은 도시에서는 관측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아이손을 육안으로 관찰하는 게 가능해지는 시기는 다음달 초쯤이다. 아이손은 오는 29일쯤 태양과 가장 가까운 지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거리는 약 116만5000㎞로 태양의 직경 139만㎞보다 작다. 이때의 밝기는 마이너스 4등급인 금성보다 조금 더 밝은 마이너스 6등급 정도일 것으로 예측된다. 29일 전후로 2~3일 동안은 강한 태양빛으로 인해 관측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이손을 가장 관측하기 쉬운 때는 다음달 초부터 중순 사이로 꼽힌다. 이때 아이손은 태양에 접근하기 전보다 긴 꼬리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리를 지나게 되는 연말쯤에는 쌍안경으로 동트기 전 북동쪽 지평선 근처나 해가 진 뒤 북서쪽 하늘에서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중순 지구를 지날 때는 혜성의 부스러기들이 무수한 별똥별이 돼 지구로 떨어지는 유성우쇼를 연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손 혜성을 관측할 수 있는 날짜와 당일의 밝기 등급은 예상과 달라질 수도 있다. 흔히 전문가들이 “고양이 같다”고 부르는 혜성은 예측이 빗나갈 확률도 높은 탓이다. 한국천문연구원 문홍규 박사는 “혜성은 꼬리를 가지고 있는 점과 자기 맘대로라는 점에서 고양이와 공통점이 있다”며 “특히 아이손은 처음 오는 혜성이기 때문에 핵의 크기나 구조를 알아내는 것부터 언제 가스 분출이 많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아이손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9월21일이다. 아이손이라는 이름은 이 혜성이 담긴 사진을 처음으로 촬영한 국제과학광학네트워크(ISON)의 이름을 따 붙여졌다. 이후 과학자들은 아이손이 시속 7만7000㎞의 속도로 태양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핵의 크기는 5㎞ 정도로 추정되나, 코마라 불리는 가스가 핵을 감싸고 있어 관측이 쉽지 않고 5㎞보다 더 작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이손이 태양에 접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 혜성은 핼리혜성처럼 주기적으로 태양 주위를 타원형 궤도로 공전하는 혜성들과는 달리 쌍곡선 모양의 궤도를 그리며 태양에 접근했다가 다시 멀어지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이 아이손을 ‘한 번 왔다 가는 손님’이라 부르는 이유다.

김기범 기자  모바일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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