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해양대기관리청 보고서 / 1979년 관측 이래 크기 가장 작아… 지난달 평균기온은 역대 두 번째↑ / “캘리포니아 산불도 해빙 감소 탓… 온실가스 감축은 선택 아닌 필수”
2000년 이후 북극 해빙(海氷)의 녹는 속도가 지난 1500년 동안을 기준으로 할 때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북극의 기온 상승에 따른 해빙 감소와 해수 온도 상승이 이상고온 현상 등 기후재난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온실가스 감축은 인류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지적했다.
미국해양대기관리청(NOAA)은 12일(현지시간) ‘북극 리포트 카드’ 보고서를 통해 수십년 전만 해도 해빙으로 뒤덮였던 북극이 이제는 지속적으로 녹는 상태가 정상인 이른바 ‘새로운 표준’(New Normal) 상태로 변했다고 밝혔다. 제러미 매티스 NOAA 남극연구프로그램 책임연구원은 “인류 역사상 북극이 이런 변화를 겪은 적은 없었다”며 “북극은 지구의 냉장고 역할을 수행했지만 이제는 문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극 해빙과 영구동토층은 전례 없는 규모로 녹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북극 겨울의 해빙은 3월에 가장 커지는 데 올해의 경우 그 크기가 1979년 관측 이후 가장 작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 영구동토층의 온도 역시 북미 여러 곳을 조사한 결과 관측 이래 가장 온난했던 것으로 측정됐다. 영구동토층은 지층의 온도가 섭씨 0도 이하인 지역으로 북극에 있는 각종 건물, 도로 등이 설치된 곳이다. 또 올해 해빙의 나이를 측정한 결과 두껍고 오래된 해빙의 비율이 1985년(45%) 대비 절반 정도인 21%에 그친 것으로 조사돼 녹기 쉬운 상태로 변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연구진들은 올해 11월 북극의 평균 기온이 1900년 이후 두 번째로 높게 측정되는 등 북극의 기온 상승이 해빙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극 인근 축치해의 올해 8월 온도가 평균 대비 4도 높게 나타나는 등 해수 온도도 상승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의 이런 변화는 현재 베링해협의 어장을 황폐화하고, 영구동토층 위에 세워진 각종 건물의 안전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보고서는 특히 북극의 이런 이상고온 현상이 대류권 상층의 공기 흐름인 제트기류에 영향을 줘 기후재난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NOAA의 연구원 제임스 오버랜드는 “미 캘리포니아 산불이나 미국 동부의 한파는 해빙 감소 탓에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에이플린 세계자연보호기금 연구원은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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