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처음 만나 2013년 ‘신고’
“부친 2011년 중증… 의사 능력 부족” 뒤늦게 안 아들 주장, 법원도 인정
건설업체 회장 A 씨(76)는 2000년 횟집에서 일하던 25세 연하의 B 씨(51·여)를 만났다. 재력가인 A 씨는 직접 횟집을 차려 B 씨를 지배인으로 고용했다. 횟집이 문을 닫은 후 2006년부터는 자신의 비서로 채용했고, 매주 성경 공부를 같이 하면서 더 가까워졌다. 부인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던 2012년 2월부터는 아예 동거를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부인과 이혼 절차가 마무리되자 2013년 B 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뒤늦게 이 소식을 전해들은 A 씨의 아들은 “아버지가 혼인에 합의할 의사 능력이 부족했다”며 혼인 무효 소송을 냈다. 아버지가 2006년부터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을 보이다 2011년부터는 중증 치매를 앓고 있었다는 것.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권양희 판사는 “혼인 신고 당시 A 씨가 기억력·계산능력 장애로 일반적인 장보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치매를 겪고 있었다”며 혼인 무효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B 씨가 “이미 사실혼 관계였다”며 혼인이 정당하다고 주장했지만 권 판사는 A 씨 집에 운전기사와 회사 임원 등이 함께 살았다는 점 등을 들어 B 씨가 비서이자 간병인이었을 뿐 사실혼 관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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