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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일부가 코로 돌출…'피노키오' 병 앓는 아기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12월15일 14시51분    조회:7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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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에 사는 에이미 풀(22·여)은 임신 20주쯤 되었을 때 초음파 사진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아기 얼굴에 뭔가 난 느낌이어서다. 종양 같았지만, 잘못 봤거니 생각한 에이미는 출산일만 기다렸다.

2014년 2월, 아들 올리에 트레지에가 태어났다. 그런데 웬일. 올리에의 코에 골프공만한 종양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종양은 아니었다. 에이미가 본 올리에 코 위 종양은 뇌류(encephalocele·腦瘤)에 의해 뇌 일부가 코로 흘러나온 것이었다.
뇌류는 쉽게 말해 머리와 코 사이 골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아이의 두뇌가 코 쪽으로 자라는 질환이다. 성장할수록 코도 커져 ‘피노키오 병’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피노키오로 해당 질병을 미화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에이미는 아들이 태어나기 전 남편과 이혼했다. 올리에의 코가 이유는 아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가 아들 코에 떡하니 달려있으니 무서운 건 사실. 에이미는 “처음에는 홀로 견뎌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며 “아들을 그 자체로 사랑하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에이미는 마음을 다잡았지만 올리에를 본 사람의 손가락질은 견디기 어려웠다. “아이가 못생겼다”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따금 “왜 이런 아이를 낳았어요?”라고 그에게 묻는 사람들도 있었다. 엄마로서는 한없이 가슴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9개월간 올리에가 자라는 만큼 그의 코도 커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뇌 일부가 올리에의 코로 계속해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에이미에게 올리에 수술을 서두르라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늦었다가는 코 전체가 감염될 수 있으며, 뇌막염을 앓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제안한 수술 방법은 코를 열고 흘러나온 뇌액을 제거한 뒤, 이마와 코 사이 골격을 재건해 뇌가 빠져나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었다.
 
에이미는 무서웠다. 그러나 의사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 이러나저러나 위험한 상황이라면 차라리 지금의 고통이라도 줄여주는 게 아들에게 더 낫다고 에이미는 생각했다. 결국 그는 수술을 승낙했다.
 
같은해 11월, 올리에는 두 시간에 걸친 수술을 잘 견뎌냈다. 아직 완치는 아니다. 올리에는 앞으로 더 많은 수술을 견뎌야 한다. 의사들도 그가 얼마나 더 수술대에 올라야 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현재 의사들은 올리에의 증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는 중이다.
 
올리에 수술을 위해 버밍엄, 리버풀 그리고 옥스퍼드의 병원에서 의사들이 모였다. 워낙 희귀한 질환인 탓에 올리에를 치료할 수 있는 의사들이 얼마 없다.
올리에는 누나 안나벨(4)과도 잘 지낸다. 남들과 다른 인상 때문에 누나가 동생을 꺼릴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다. 안나벨은 올리에가 코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자 질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때마다 에이미가 딸을 달랜다.
 
에이미는 “아들은 정말 밝고 웃음을 주는 존재”라며 “누나와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끔 안나벨이 올리에에게 질투를 느낀다”며 “자기보다 동생이 더 관심을 끌기 때문”이라고 웃었다.
 
버밍엄 어린이병원의 안면수술 전문가 마틴 에반스 박사는 “올리에는 정말 보기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올리에가 수술을 잘 견뎌내 우리가 기쁘다”며 “아기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뇌류 수술 소식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1년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홍성태 교수가 수단에서 만난 모하메드 아바키르(당시 10세)군의 뇌류를 바로잡는 수술을 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으며, 작년에는 잉글랜드에 사는 생후 3개월 아기가 뇌류 때문에 머리에 돌기를 달고 태어난 사연이 공개된 바 있다.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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