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섬터 시에 사는 렉시 킨더(11)양은 폐동맥폐쇄증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폐동맥이 선천적으로 막히는 질환인데, 소녀의 폐동맥 굵기는 생후 6개월 아기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최근 킨더 양에게 새 인생이 열렸습니다. 시 당국이 원격조종 가능한 로봇을 소녀에게 선물했다고 합니다. 킨더 양 대신 학교에 가는 로봇을 소녀의 친구들은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킨더 양 어머니는 딸에게 도움이 되는 로봇을 고마워합니다. 같은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딸에게 불어넣어 줬다고 기뻐했습니다. 킨더 양과 그의 가족에게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세계일보가 보도한 ‘[김동환의 월드줌人] 저 대신 로봇이 학교 가요…심장질환 소녀의 인생 2막’ 기사 일부다.(클릭하면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킨더 양 기사가 소개된 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미국 메릴랜드주의 페이튼 월튼(10)이 간암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사연도 13일 전했다.
두 소녀 모두 등교할 수 없지만, 원격조종 가능한 로봇 덕분에 학교 생활도, 친구와 지내는 게 수월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킨더 양의 사연을 접한 월튼 양이 편지 보내는 형식으로 그의 사연을 소개한다.
렉시 킨더 언니에게.
언니 안녕? 난 메릴랜드주에 사는 열 살 페이튼 월튼이라고 해. 그동안 풀스빌 초등학교에 다녔는데, 최근 간암 판정을 받고 뉴욕에서 화학치료를 받는 중이야. 방사선 치료는 정말 힘들었어.
지난 여름 이사하고 난 뒤, 어느날 배가 너무 아팠어. 부모님과 병원에 갔더니 간암이라고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더라고. 예상치 못한 소식에 부모님은 놀라셨지. 간암 판정에 다니던 학교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
수술로 9cm 정도 크기의 종양을 제거했어. 긴 머리를 싹둑 자른 내가 너무 낯설어. 지금도 모자 쓴 채 거울을 보면 예전의 내 머리가 어땠는지 잘 기억나지 않아.
그런 내게 한 줄기 빛이 드리웠어. 삼촌께서 온라인 모금운동 홈페이지에 사연을 공개했는데, 많은 분들이 돈을 모아주셔서 원격조종이 가능한 로봇을 살 수 있었어. 3000달러(약 354만원)를 목표로 했는데, 따뜻한 네티즌 덕분에 약 2만달러(약 2360만원)가 모였어.
로봇은 단순한 형태야. 위에는 아이패드, 아래는 바퀴가 달렸는데, 집에서도 조종할 수 있어.
처음에 로봇을 본 친구들이 모두 놀랐다고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셨어. 다행히도 친구들은 로봇을 또 다른 나로 받아들였어. 블루투스, 와이파이 덕분에 집에서 또 다른 아이패드로 친구들과 대화도 나누지. 로봇을 친구처럼 대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그런 나를 인정하고 도와주는 아이들에게 항상 고마워.
교장선생님께서는 “복도에 돌아다니는 로봇을 볼 때마다 페이튼으로 생각한다”고 말씀하셔. 내가 거기에 있고, 친구들과 함께 있고, 학교생활에 잘 참여한다고 생각하셔. 로봇을 학생 중 한 명으로 생각해주시는 마음이 정말 따뜻해.
로봇이 고통으로 가득한 내 인생에 빛이 된다고 엄마는 고마워하셔. 스스로 수업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걱정투성이였던 생활을 확 바꿔놓았다고 말씀하시지.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것은 외로웠던 지난날을 잊게 해준다고 그러셨어.
삼촌도 치료를 잘 견디는 나를 칭찬해주셨어. 언니도 잘 지냈으면 좋겠어. 비록 우리가 학교에 가지는 못하지만, 다른 친구들처럼 보통 학생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을 가졌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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