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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한 시대에서는 찰나가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기 마련이다. 특히 그가 이전에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라면, 온라인상에서 내 눈에 비친 모습이 그 사람의 진실이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다.
인도 델리경찰서의 사림이 그렇다. 그는 한때 특수부서를 지휘했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지난해 지하철에서 찍힌 1분 분량의 영상으로 한순간에 ‘업무 태만한’ 경찰관이 되고 말았다.
사건은 작년 8월19일, 오후 9시30분쯤 터졌다.
이날 근무를 마치고 델리 지하철에 오른 그는 온종일 약을 먹지 못한 탓에 정신이 멍했다. 이리저리 몸이 흔들리고, 손잡이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사림은 3년 전쯤 뇌출혈로 쓰러져 신체 왼쪽 부위가 마비됐다. 제대로 걷지 못하고, 말도 잘할 수 없다. 오죽하면 경찰서 차원에서 사림을 내근부서로 옮겼을 정도다.
홀로 중얼대던 사림은 옆으로 넘어졌다. 만취 상태에서 쓰러진 술주정뱅이와 똑같았다. 영상에 잡힌 사림은 ‘뇌출혈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가 아닌 ‘술 취해 퇴근하는 경찰관’이었다.
이 같은 사정을 알 리 없는 현지 매체는 사림을 덥석 물었다.
사림의 영상은 유튜브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서 퍼졌고, 시청자들은 비난을 퍼부었다. 논란이 일자 경찰서는 사림에게 정직처분을 내렸다. 해명할 새도 없이 사림에게 ‘미친 경찰관’이라는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충격에 몸져누운 사림의 아내는 뇌졸중까지 앓게 됐다. 찰나에서 비롯한 영상과 비난 여론이 87세 노부(老父)를 성실히 모셔온 부부를 무릎 꿇게 만들었다.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일까?
사림은 법적 움직임을 준비 중이다. 유튜브에 최초 게재됐던 영상 삭제도 원한다. 그의 영상은 여전히 유튜브에 올라 있다. 매체와 법원이 잃었던 존엄성을 회복시켜주기를 사림은 바라고 있다. 다행히 내막을 알게 된 경찰서 덕분에 사림은 지난해 11월 복직했다.
사림의 변호인 윌리엄 매튜스는 “그가 선택할 방법은 비난 속에 잠자코 살거나, 수십여 매체와 소셜미디어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거나 둘 중 하나”라며 “사림의 아내는 사건 직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부부는 반신불수인 사림의 아버지를 5년 이상 모셔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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