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야생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참여한 20대 무슬림 남성이 비키니 차림 여성 참가자들과 더는 함께 있을 수 없다며 하차를 선언해 방송과 종교관 중 어디에 무게를 둘 것이냐를 두고 네티즌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Man VS Wild’로 유명한 서바이벌 전문가 베어그릴스가 진행하며, 현재 시즌 3가 진행 중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잉글랜드 브래드포드 출신 리즈완 샤비르(27)가 채널4에서 방영 중인 ‘The Island withBear Grylls’ 하차를 선언했다. 이는 섬에서 생존능력을 대결하는 프로그램으로 샤비르를 비롯해 여러 명이 방송에 참여 중이다.
샤비르가 하차를 선언한 이유는 비키니 차림 여성 참가자들 때문이다.
프로그램 특성상 섬에서 생존경쟁을 펼치는데, 날씨가 덥다 보니 여성들이 비키니를 입고 등장하면서 샤비르에게 적잖은 스트레스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인 그는 매일 다섯 차례 기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샤비르는 야생에서의 생활이 신앙심을 굳건하게 해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여성 참가자들의 옷차림으로 집중이 어려워지자 방송을 떠나기로 했다. 샤비르는 “난 무슬림”이라며 “옷을 반이나 벗은 여성들과 함께 있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야생에서의 생존경쟁보다 비키니 차림 여성 사이에서 살아가는 게 더 어려운 일이었다.
샤비르는 세 아이를 둔 아빠다. 그는 거친 파도를 헤치며 수영한 뒤, 가족 생각에 눈시울을 붉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개인 사정으로 방송을 떠난 참가자는 샤비르가 처음이 아니다. 전직 군인 출신으로 이라크에도 다녀온 한나 캠벨은 방송 중 전갈에 물려 스스로 방송에서 나갔다. 그는 번개와 천둥이 몰아치던 날, 전장 폭격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보이기도 했다.
네티즌 반응은 엇갈린다.
샤비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한 네티즌은 “이건 방송”이라며 “당신의 신앙심을 시험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도 “바다에서 비키니를 입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그렇다면 다른 여성 참가자들이 옷을 껴입고 있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반면 샤비르를 이해한다는 이들은 “당신의 신앙심에 경의를 표한다”며 “누구나 살아가는 길은 다르고 문화도 차이가 있다”고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의 댓글은 앞서 샤비르를 지적하는 내용의 반응보다 비추천수가 월등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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