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주민들을 괴롭히는 잔인한 가뭄. 그리고 0%에 수렴하는 강수확률. 애타게 물을 찾는 울음 속에 인도 여성들이 더 이상 여자가 아니게 되어가고 있다.
인도 카르나타카주 타리할의 우물은 거의 말랐다. 호수와 우물 네 곳이 있지만, 물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절박함 속에 여성들이 직접 물긷기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들의 일상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가득하다.
인도 힌두스탄 타임스가 지난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은 현지 실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 여성이 50피트(약 15m) 아래 우물로 내려간다. 가느다란 줄에 의지해 우물 벽을 밟은 여성은 심지어 맨발이다. 밑바닥에 도착한 여성은 항아리에 조금씩 물을 채워 넣었다.
이 정도라도 물 긷는 게 복이라고 여긴 걸까? 위에서 쳐다보는 카메라에 여성의 환한 웃음이 들어온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역경에도 여성은 밝은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힌두스탄 타임스는 “정부가 공급하는 물탱크가 타리할에도 들어간다”며 “그러나 주민들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고 했다. 6000명에 달하는 주민에 비교해 부족한 식수,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온도는 타리할 주민들의 목을 더욱 말라가게 하고 있다.
이번주 타리할의 강수확률은 0%, 다음주는 43% 정도다. 비가 안 올 가능성이 더 크다는 뜻이다. 잔혹하리만큼 메마른 타리할에서는 작년 1월 이후, 가뭄에 농사를 망친 농부 100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편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가뭄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인도인들은 3억3000만명 규모다. 전체 인구가 약 12억명이니 4분의 1이 가뭄 때문에 애타게 물을 찾는 실정이다.
그렇게 인도 여성들은 가뭄 앞에 더 이상 여자가 아니게 되어가고 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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