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선택한 죄로 다락방에 갇혀 일생을 보낸 여인이 있다.
부모 손에 이끌려 억지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던 여성은 25년 후 어떻게 변했을까.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친엄마에게 감금 당해 인생이 파괴된 여인 블랑쉐 모니에르(Blanche Monnier)의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19세기 중반, 프랑스의 한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블랑쉐 모니에르는 아름다운 얼굴을 가졌지만 어딘가 암울해 보이는 소녀였다.
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부르주아 계급의 아버지와 엄격한 어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블랑쉐를 엄하게 가르쳤고, 블랑쉐는 늘 부모님과 부딪히며 불행해 했다.
25살이 되던 1876년, 블랑쉐에게도 봄날은 찾아왔다. 지역의 한 변호사와 애절한 사랑에 빠진 것이다.
나이도 많고 가난했던 변호사와 딸이 연애한다는 것을 알게 된 블랑쉐의 어머니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겨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부모의 격한 반대에도 블랑쉐는 남자친구와의 사랑을 멈추지 못했다.
결국 부모 몰래 애틋한 사랑을 이어가던 블랑쉐는 어느 날부터 마을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렇게 블랑쉐는 점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갔다.
25년이 지난 1901년. 프랑스의 법무부 장관에게 익명의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
편지에는 "매우 심각한 사건임을 알립니다. 한 여성이 25년간 다락방에 갇혀 있습니다. 모니에르 부인의 집입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충격적인 편지의 내용에 법무부 장관은 즉시 수사를 지시했고, 마침내 모니에르 부인의 집에 숨겨져 있던 다락방을 찾아냈다.
다락방의 문을 연 순간, 경찰들은 충격으로 한동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어두컴컴한 방에선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가 진동했고, 오물과 음식물로 뒤덮인 침대 위에는 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앙상한 여인 한 명이 누워있었던 것이다.
발견 당시 블랑쉐의 몸무게는 고작 25kg 밖에 나가지 않았다. 지난 25년간 제대로 된 식사가 아닌 누군가 먹다 남긴 음식물을 먹고 살았기 때문이다.
블랑쉐를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가둬놓은 범인은 다름 아닌 어머니 모니에르 부인이었다.
딸이 연인과 헤어지지 않겠다고 하자 이성을 잃은 모니에르 부인은 햇빛 하나 들지 않는 다락방에 딸을 가두고 학대를 지속해온 것이다.
젊은 날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던 블랑쉐는 오랜 감금 생활 탓에 처참한 몰골로 변하고 말았다.
법정에서 "딸이 가난한 변호사와 사랑에 빠져 다락에 가뒀다"고 자백한 모니에르 부인은 재판이 끝난 15일 후 사망했다.
자유의 몸이 됐지만 온전치 않은 정신으로 남은 일생을 요양원에서 보내던 블랑쉐는 1913년 62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사랑'을 한다는 이유로 친엄마에게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블랑쉐의 이야기는 당시 프랑스에서도 충격적인 사건으로 계속해서 회자됐다.
그런데도 블랑쉐는 자신의 사랑을 후회하지 않았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가 죽기 전까지 한 말은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아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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