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강원 강릉의 한 경기장에 핑크색 발레 치마를 입은 외국인 남성이 난입했다.
김태윤(24·서울시청)이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획득한 지난 23일, 시상식이 열린 직후 갑자기 한 외국인 남성이 울타리를 넘고 빙판 위로 난입했다.
마크 로버츠가 지난 23일 남자 1000m 시상식 후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 난입해 발레 동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들어오자마자 입고 있던 점퍼와 상의, 바지를 벗어 던지고, 검은색 운동화에 분홍색 ‘튀튀(여자 발레 의상)’만 입은 채로 발레 동작을 펼쳤다. 반나체 상태였던 그는 신체 주요 부분은 원숭이 모양의 파우치로 가렸고, 가슴과 배엔 'PEACE'(평화)+LOVE'(사랑)라는 문구를 적었다. 그는 발레 동작을 취하다 미끄러운 빙판에 꽈당 넘어졌고, 곧장 다시 일어서 다시 발레를 하다가 운영 요원에 의해 끌려갔다.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런 기행으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친 영국인
‘스트리커(남들 앞에서 알몸으로 달리는 사람)’ 마크 로버츠(Mark Roberts)였다. 로버츠는 여태 500여 차례의 스트리킹을 한 인물이다. 2013년 “더이상 스트리킹을 하지 않겠다”며 은퇴 선언을 한 이후 약 5년 만에 평창에 모습을 드러냈다.
로버츠는 앞서 지난 2004년 약 1억3000여 명이 지켜본 미국 프로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 경기에서 재닛 잭슨과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하프타임 쇼 직후 경기장에 반나체로 난입해 1000달러(약 1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또 윔블던 테니스대회,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등에서도 반나체로 경기장에 나타났다.
로버츠는 지난 2015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바보 같은 행동을 하거나 농담을 했을 때 사람들이 웃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며 “사람들을 재밌게 하기 위해 이런 미친 짓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야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는 스스로를 ‘프로’라고 설명하며 “경기 중에는 (스트리킹을) 하지 않는다. 경기를 방해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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