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 작가로서, 나는 살인을 생각하며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결국은 (살인 후 받게 될) 경찰 조사 과정까지 떠올리게 된다."
소설 속 한 구절을 실행에 옮긴 작가가 있다. 그것도 27년간 자신과 함께 산 남편을 죽이면서 말이다. 12일(현지 시각) CNN, 워싱턴포스트 등은 로맨스 소설 ‘당신의 남편을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을 쓴 소설가가 제목처럼 실제로 자신의 남편을 죽여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로맨스 소설가 낸시 크램튼 브로피. /CNN
로맨스 소설가 낸시 크램튼 브로피(68)는 석달 전 남편 다니엘 C 브로피(63)를 살해하고 불법으로 총기를 사용한 혐의로 지난 5일 체포됐다. 요리 강사 겸 요리사로 일하는 그녀의 남편 다니엘은 지난 6월 2일 오리건주(州) 요리학교에서 총을 맞고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낸시는 다니엘을 죽인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내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남편인 다니엘이 살해당했다"며 "슬픔을 극복하기 전까지 며칠 간 연락을 하지 말아달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경찰은 조사 결과 낸시를 다니엘 살해 용의자로 구속했다.
미 현지 언론은 경제적인 이유로 살인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낸시는 2011년 11월에 쓴 700단어 분량의 에세이에서 "이혼은 비용이 많이 드는데, 당신은 정말로 당신의 재산을 나누고 싶은가?"라는 글을 썼는데, 이 글을 바탕으로 살인 동기를 유추한 것이다. 낸시의 정확한 살인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낸시의 다음 법정 출석일은 오는 17일이라고 CNN은 전했다.
낸시는 2011년부터 소설 ‘당신의 남편을 죽이는 방법’을 온라인 신문에 기고, 연재했다. 이후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마음의 지옥(Hell On The Heart)’, ‘잘못된 경찰관(The Wrong Cop)’ 등 소설 7편을 꾸준히 발표하며 독자층을 확보했다.
그는 주로 자신의 소설에서 로맨스 추리소설에 많이 쓰이는 소재인 살인미수, 범죄, 방탕한 삶을 다뤘다. 소설 ‘당신의 남편을 죽이는 방법’에서는 남편을 죽이기 위해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종교적·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묘사돼 있다. 또 소설 ‘잘못된 남편’에서는 총기와 칼, 독극물 등으로 살인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으며, 지난해 발표한 소설인 ‘잘못된 경찰관’에서는 ‘하루종일 남편을 살인하는 꿈을 꾸는’ 여성을 다뤘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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