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지문도, 얼굴도 없는 살인범···걸음걸이로 잡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2월10일 08시56분    조회:139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본지 이태윤 기자가 얼굴을 가리고 가상 범행시나리오에 맞춰 걷고 있다. [중앙포토]
범행 현장에서 얼굴이 드러나지 않고 유전자(DNA)를 남기지 않은 범인을 과연 검거할 수 있을까. 

지난 6일 서울 중구의 한 도로. 미리 주차해둔 차량에 기자가 다가섰다. 두꺼운 목도리로 얼굴을 대부분 가렸다. 가상 범행 시나리오에 맞춰 차량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왔다. 해당 장면은 폐쇄회로(CC)TV와 비슷한 각도로 맞춰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했다. 기자가 빠른 걸음으로 걷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지만, 얼굴은 목도리에 가려져 알아보기 힘들었다. 

이 영상을 경찰청과 협력해 용의자의 보행을 분석하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의 동작분석실 ‘디딤’으로 가지고 갔다. 연구원들은 먼저 기자의 키를 측정한 뒤 실제 걸음걸이 분석에 돌입했다. 동그란 알루미늄 소재의 표지자(Marker) 29개를 기자의 머리, 골반, 종아리, 무릎 등에 부착했다. 평소 걸음걸이로 10m의 거리를 반복해 걸었다. 분석실의 설치된 동작인식 카메라 9대가 기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분석 프로그램에 전송했다. 

분석실의 컴퓨터 화면에는 어느덧 기자의 ‘3D 인체 모형’이 구현됐다. 연구원들이 모형을 시상면(측면), 관상면(정면), 횡단면(윗면)의 시점으로 나눠 각각 보폭과 근육, 관절의 움직임 등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동작분석실 유미선 연구원은 “사람마다 어깨와 골반 사이의 거리, 보폭, 보행 시 각 관절의 움직임 등 걸음걸이가 모두 미세하게 다르다”며 “이를 수치화한 뒤에 CCTV 등에 포착된 용의자의 걸음걸이와 비교하면 동일인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동작분석실 연구원들이 컴퓨터 화면에 구현된 기자의 인체 모형을 분석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실제 동작분석실에서 분석한 걸음걸이와 앞서 촬영한 가상범행 영상 속 기자의 걸음걸이를 대조해보니 신장, 보폭, 관절의 움직임이 90% 이상 일치했다. 유 연구원은 “팔자걸음, 안짱걸음 등 용의자의 걸음걸이가 특이하다면 더 신속하게 분석을 완료할 수 있다”고 했다.
 
원세훈 자택 화염병 투척 사건 때 처음 도입
이처럼 사람의 걸음걸이를 분석해 범인을 밝혀내는 과학수사 기법을 법보행분석(Forensic Gait Analysis)이라고 한다. 경찰은 대다수 범죄를 용의자의 DNA나 얼굴을 포착해 해결하는데, 범죄 현장에 얼굴과 DNA가 남지 않으면 ‘최후 수단’으로 법보행을 수사에 활용한다.
 
법보행이 국내 수사에 처음 도입된 것은 2013년이었다. 그해 5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자택에 누군가 화염병을 투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CCTV에는 피의자의 얼굴 대신 걸음걸이만 포착됐다. 경찰에선 영국의 법보행 전문가인 헤이든 켈리 박사를 초청해 피의자의 걸음걸이를 분석했고, 이를 토대로 용의자를 확인해 구속영장도 발부받았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담당자의 실수로 CCTV 원본을 재촬영해 분석한 영상과 원본 영상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하지만 경찰에선 법보행이 향후 수사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 2014년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에서는 14년 26건, 17년 31건, 올해 10월 기준 17건 등 총 140건의 보행을 분석해 일선 수사팀에 제공해 범인 검거를 도왔다.
 
법보행은 강력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로도 활용됐다. 2015년 대구 금호강 살인사건이 대표적이다. 박모(32)씨가 보험금을 노려 고향 친구 윤모씨를 살해한 사건인데, 살인 현장에는 박씨의 DNA 등 직접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인근 CCTV에서 윤씨와 함께 걸어가는 남성이 포착됐고, 화질이 나빠 얼굴은 분간할 수 없었지만 휘어진 다리와 팔자걸음이 확인됐다. 경찰은 화면 속 걸음걸이와 박씨의 실제 걸음걸이를 대조해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고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됐다. 2016년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CCTV 등에 금호강 살인사건 용의자의 모습.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법보행 전문가협의체 위원인 이상형 동국대일산병원 교수는 “경찰청과 함께 CCTV 화면 왜곡을 보정해 더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각종 보행 연구데이터를 확장하는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며 “전국에 설치된 수백만 대의 CCTV가 모두 범인의 걸음을 포착하는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ㆍ이태윤 기자 9key@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출처:네이버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6505
  • 25일 ‘강서 전처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49)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오전 10시쯤 ‘강서 전처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49)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
  • 2018-10-25
  • 미국 IT(정보기술) 대기업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은 자신이 게이(남성 동성애자)인 것이 "신이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24일(현지 시각) 밝혔다. 쿡 CEO는 이날 미 CNN 인터내셔널과 공영방송 PBS를 통해 방영된 CNN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푸어 앵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나는 그것(게이인 것)이 자랑스럽다. 게이...
  • 2018-10-25
  • 여성 살인 (PG)[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혼수 문제로 다투다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춘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27)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 28분께 춘천시 자신의 집에서 여자친구 B(24)씨와 결혼 ...
  • 2018-10-25
  • 최근 중국 인터넷상에 마스크 팩을 붙이고 운전하는 택시기사의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23일 중국 매체 왕이신문(网易新闻)은 저장성 린하이시(临海市)의 저장 린하이 구청(古城) 택시회사 소속 기사가 얼굴에 마스크 팩을 붙이고 운전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스크 ...
  • 2018-10-24
  • [서울신문] 이혼 소송에서 남편 측을 대리하다가 소송 상대방인 의뢰인의 아내와 불륜에 빠진 변호사가 징계처분을 받았다. 23일 서울변호사회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A변호사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 법정을 오가다 의뢰인의 아내와 만나 불륜 관계를 맺고, 의뢰인이 데리고 있던 두 자녀를 유인해 아내 쪽으로 빼돌린 것으로 ...
  • 2018-10-23
  •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열린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한 민주동덕인 필리버스터'에서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참가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으로 성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집이나 키즈카페에서 자신의 알몸 사진을 ...
  • 2018-10-22
  • [서울신문 나우뉴스] 한 여성이 넘어져서 명품 화장품 가방, 지갑 등을 도로에 떨어뜨린 것 같은 장면을 연출해내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 시에서 기괴한 일이 발생했다. 두 명의 여성이 혼잡한 도심의 횡단보도에 차를 멈춰 세웠다. 그 중 한 여성이 차에서 나와 명품 핸드백, 빨간색 하이힐, 그리고 갖가...
  • 2018-10-20
  • 한 트레일러 운전자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임의로 트레일러 전용 주•정차 선을 그렸다가 경찰에 적발되는 일이 발생했다.   19일 중국 왕이신문(网易新闻)에 따르면 지난 17일 충칭시 주룽포구(九龙坡区) 경찰서 소속 교통경찰은 어가오로(鹅皋路) 주변을 순찰하던 중 도로 변에 트레일러 한 대가 주차된 것을 발...
  • 2018-10-19
  • 아내가 자신의 말대로 주차를 하지 않은 것에 화가 난 남성이 차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중국 왕이신문(网易新闻)에 따르면 지난 11일 중국 충칭시 다쭈구(大足区) 상가에 주차돼있던 승합차 한 대에 불이 났다.    차에 불을 지른 사람은 다쭈구에 거주하는 리모(李, 44세)씨다. 그...
  • 2018-10-17
  • [동아닷컴] 성관계 도중 ‘슈퍼 킹’ 사이즈 침대에서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된 40대 영국 여성이 침대 회사를 상대로 1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벌여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메이든헤드에 거주하는 클레어 버스비(46)는 몇 해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갖던 중 침대 위에서...
  • 2018-10-16
  •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남편이 거액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 실종을 가장했는데, 남편의 실종 소식을 들은 부인이 자녀 둘과 함께 자살하는 사건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올해 34세로 후난성에 사는 허모씨(34)는 부인에게 알리지 않고 지난달 1백만 위안(1억6300만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그는 자동차를 렌...
  • 2018-10-16
  •   소더비 직원들이 12일 새롭게 탄생한 '쓰레기통 속의 사랑'을 공개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일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과 함께 파쇄된 뱅크시의 작품 '소녀와 풍선(Girl With Balloon)'이 12일 다시 공개됐다. 작품명은 쓰레기통 속의 사랑(Love is in the Bin)...
  • 2018-10-15
  • [인민망 한국어판 10월 12일] 국경절 연휴 사흘째인 3일 상하이시 진산(金山)구의 한 공원에서 무거운 백팩을 맨 한 젊은이가 노인의 손을 꼭 잡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노인이 입은 푸른색 조끼 뒷면에 인쇄된 노랑색 QR코드에는 ‘스캔해서 가족에게 연락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 2018-10-15
  • [서울신문 나우뉴스] 중국에 거주하는 주자 씨. 그는 지난해 상반기 대학 졸업 직후 원하던 직장에 취업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그의 몸집은 10kg 이상 불어났다. 다름 아닌 그의 업무적 특성 탓이다. 주 씨의 직업은 ‘전문 시식원’이다. ‘식품감각검칙원&r...
  • 2018-10-15
  • 범행 실패 후 어머니 "차라리 날 죽여 보험금 타라" 2차 범행까지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많은 빚에 시달리던 30대 아들이 어머니와 짜고 아버지를 살해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15일 보험금을 노리고 어머니 등과 짜고 아버지를 청부 살해하려 한 혐의(존속살해미수 등)로 A(34)씨를 구속...
  • 2018-10-15
  • 10일 중국 매체 왕이신문(网易新闻)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우한시(武汉市)에 거주하는 딩(丁, 여)모씨는 중국 최대 황금 연휴인 국경절(10월 1~7일) 동안 밤을 새가며 노트북으로 드라마를 시청했다.  우한시 중심병원 안과 전문의는 딩씨를 진찰한 이후 망막 동맥 폐쇄로 인한 ‘안구 중풍’이라...
  • 2018-10-10
  • 고양경찰서 저유소 화재사건 CCTV 공개(고양=연합뉴스) 지난 9일 오전 경기 고양경찰서는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에 대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전날 경찰은 고양 저유소 화재사건과 관련해 중실화 혐의로 스리랑카인 A(27)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경찰이 공개한 CCTV에서 A씨가 저유소 쪽으로...
  • 2018-10-10
  • 헤이그 OPCW 해킹작전 발각돼… 美, 요원들 신상 공개   러시아 군(軍) 첩보조직인 정찰총국(GRU)의 불법 해킹을 통해 전 세계 곳곳에서 저지른 수많은 스파이 활동이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 3개국 공조 수사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미 법무부와 영국·네덜란드 방첩 당국은 4일 반년간의 공조수사로 밝...
  • 2018-10-06
  • 한명을 포기하라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세쌍둥이를 출산한 크리스티(42)와 세쌍둥이 / 출처 = 크리스티 인스타그램 아기를 지키기 위해 임신중절을 하지 않은 42살 엄마가 세쌍둥이를 건강하게 출산해 감동을 주고 있다. 9월 27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의 크리스티와 라이언 ...
  • 2018-10-03
  • 미국 뉴욕주 던킨도너츠 시라큐스 매장 직원이 잠자고 있던 노숙자에게 물을 끼얻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Em Gee 갈무리 유명 도너츠 매장에서 인권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데일리메일 등 복수 매체는 지난 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주의 한 던킨도너츠 매장에서 발생한 사건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던킨...
  • 2018-10-0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