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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사진〉 2세 영국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이 98세의 고령에 손수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지 이틀이 지난 19일(현지 시각) 엘리자베스 여왕이 직접 운전대를 잡은 모습이 영국 언론에 포착됐다. 여왕은 이날 영국 동부 샌드링엄 왕실 별장 인근에서 레인지로버SUV를 직접 몰았다. 차량 안에는 신원을 파악하기 어려운 3명이 함께 타고 있었다. 이날 필립공 역시 사고를 낸 지 이틀 만에 다시 운전한 것으로 확인돼 세간의 관심이 부쩍 커진 상황이라 여왕의 운전이 더 주목받았다.
올해 93세인 여왕은 고령이지만 운전을 즐긴다. 하지만 여왕은 운전면허증이 없다. 그가 무면허 운전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모든 민형사상 절차에 대해 면책 특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운전 실력을 테스트받은 적은 없지만 지금껏 사고를 낸 적은 없다.
여왕은 19세이던 1945년 처음 운전을 배웠다. 2차 세계대전 종전(終戰)을 앞둔 시기에 공주 신분으로 군에 입대했을 무렵이었다. 운전을 배워 군용 트럭 운전사로 복무했다. 운전 경력이 74년에 이르는 셈이다.
이후 여왕은 능숙한 운전 솜씨를 자주 보여줬다. 1988년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국왕(2015년 별세)이 영국 왕실 별장을 방문했을 때 일화가 유명하다. 여왕은 압둘라 국왕을 조수석에 태우고 스코틀랜드 산악 지대를 내달렸다. 당시 여왕이 수다를 떨며 좁은 산길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불안감을 느낀 압둘라 국왕이 "운전에만 집중해줄 수 없느냐"고 부탁했다고 영국 언론은 보도했었다.
여왕이 몇 대의 차량을 갖고 있는지는 공개돼 있지 않다. 하지만 여왕 소유의 차량을 모두 합치면 가격이 1000만파운드(약 145억원)가 넘을 것으로 영국 언론은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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