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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아들은 왜 엄마 찔렀나…'빗나간 분노'가 삼킨 2414명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7월4일 05시30분    조회: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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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어머니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김성관(37)의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지난 1월에는 대법원이 김성관의 아내 정모(34)씨에 대해 징역 8년을 확정하면서 일가족을 비극으로 몰아넣은 부부의 죗값이 결정됐다. 

돈이 궁했던 김성관은 사기 행각까지 벌이다가 고소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때마다 가족에게 손을 벌렸다. 참다못한 어머니가 “더는 돈을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궁지에 몰린 김성관의 ‘빗나간 분노’는 가족을 향했다. 그는 아내와 범행 수법과 도피 방법을 논의하며 가족을 살해할 계획을 짰다. “가족을 모두 죽여야 도피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아내를 설득했다. 김성관은 2017년 10월 부모가 사는 용인의 아파트에서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리에 있던 이부(異父)동생도 살해했다. 그는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모자(母子)의 시신에 밀가루를 뿌리고 담요를 덮었다. “둘 잡았고, 하나 남았다.” 그가 범행 직후 아내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였다. 

김성관은 이후 자신의 의붓아버지마저 살해한 뒤 어머니 계좌에서 1억2000만원을 빼내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해외로 도피했다. 하지만 현지 경찰에 검거돼 80일 만에 송환됐다. 재판부는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중죄를 저질렀다”며 김성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가족 간에 벌어지는 인면수심의 범죄가 줄을 잇고 있다. 부모나 조부모를 대상으로 한 존속살해는 물론 자녀를 살해하는 비속살해도 최근 빈번하게 일어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존속살해로 검거된 인원은 2015년 60명이었다가 지난해 91명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4월 기준 32명)에는 100명을 넘길 거란 전망도 나온다. 존속폭행 검거 인원도 2014년 988명에서 지난해 2414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사회에서 쌓인 분노와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쏟아내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팀장은 “범죄자들에게 가정은 기대고 의존하는 대상임과 동시에 감정 표출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가정’을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 안전망보다 우선하는 것이 ‘가정 안전망’인데 척박한 사회에서 안식처가 돼야 할 가정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녀가 피해자인 비속살해는 뿌리 깊은 가부장제 문화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식을 소유물로 보고 ‘내가 없으면 자녀도 불행할 것’이라는 자의적 판단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우울증이나 조현병 등도 가족 간 살인범죄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알코올 중독성 치매 증상을 보여온 안모(57)씨는 아내를 살해한 뒤 ‘환청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존속살해는 일반 살인보다 더 무겁게 처벌된다. 형법(제250조 2항)에 따라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 2011년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손모씨가 이 조항이 평등권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내자 헌법재판소는 “패륜성에 비춰 일반 살인죄보다 고도의 사회적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비속살해는 가중처벌 조항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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