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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메리칸 항공 승무원이 노출이 약간 지나친 흑인 여자 승객에게 몸매를 가리게 담요를 두르라고 말했다. 항공사는 소셜미디어에 이 내용이 퍼지자 사과했다고 영국BBC가 1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가정의학과 의사로 일하는 티샤 로(37)는 지난달 모국인 자메이카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고 지난달 30일 여덟 살 아들과 함께 킹스턴을 떠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돌아오는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를 탑승하는 과정에 이런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지난 1일 트위터에 털어놓았다. 탑승하기 전 화장실 거울에 자신의 옷차림을 비쳐보며 사진을 촬영했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판단한 그녀는 탑승 게이트를 무사히 통과한 뒤 좌석을 찾아가던 도중에 제지를 받았다.
처음에 그 승무원은 복장이 비행에 부적절하다며 비행기에 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복도를 걸어다닐 때 어깨가 드러나지 않게 재킷을 걸치라고 했다. 로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하자 담요라도 걸치지 않으면 비행기에서 내리게 할 수도 있다고 승무원은 말했다.
당연히 언쟁이 시작됐고 아들이 겁을 먹고 어쩔 줄 몰라하자 로는 어깨 주위에 담요를 두르겠다고 물러섰다. 자칫하다간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기내 복도를 걸어 자신의 좌석을 찾아가는 과정에 담요를 둘러야 했고 굴욕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아들은 비행 내내 울먹였다.
그녀는 버즈피드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게 그곳에서는 일말의 공감도, 일말의 사과도, 이 모든 상황을 통틀어 내 존엄을 지키려는 어떤 시도도 없었다”고 털어놓으며 항공사가 몸매에 관해 인종적 편견을 갖고 차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다 “흑인이라서 찍혔다”면서 “흰 피부의 여성들이 나보다 훨씬 짧은 옷들을 걸치고도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비행기 안에 오르는 것을 봤다”고 적고 탑승 전 화장실에서 찍은 사진들을 함께 올렸다. 하루 뒤에는 의사 가운을 걸친 채 촬영한 사진을 올리고 “똑같은 사람이다. 의학박사인 내가 탑승하지 않았더라면 누군가는 위급한 상황에 도움을 받을 수 없을지 모를 일이었다”고 적었다. 트위터에 그녀를 응원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아메리칸 항공은 9일에야 로에게 사과하고 아들과의 항공료를 환불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직원들이 킹스턴 공항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더 많은 정보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항공사는 2017년 유색인종의 진전을 위한 전국협회(NAACP)가 인종적 편견과 불편한 사건들이 있었다며 “여행 지침”을 발표했는데 1년 정도 항공사와 편견을 없애는 교육을 실시한 뒤 이 지침을 없앤 일이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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