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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동안 "뽀뽀하자"···20대 여군 성추행한 50대 대령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11월28일 07시40분    조회: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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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모 부대장 A대령이 같은 부대 여군 부하 B씨에게 지속적이고 상습적인 강제추행·성희롱·강요를 일삼았다."

익명을 원한 제보자는 최근 중앙일보에 이런 주장이 담긴 e메일을 보냈다. 제보자는 "50대인 A대령은 20대인 B씨에게 밤에 '사랑한다' '좋아한다'고 전화하거나 업무 보고를 핑계로 일과 시간에 집무실에 불러 두세 시간을 감금한 채 추행해 왔다"고 했다. 그는 "A대령은 장군 진급이 유력한 후보였던 것으로 안다"며 "지금은 피해 여군이 고소해 보직 해임된 상태"라고 했다.

제보자의 주장은 상당 부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은 27일 "전북 모 부대 소속 A대령이 여군 부하를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고소장이 접수돼 즉시 보직 해임했다"며 "군 검찰은 사안이 무겁다고 보고 A대령을 구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6일 오후 1시쯤 변호사와 함께 육군 모 사령부 법무실을 찾아 "A대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냈다.

육군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 A대령을 보직 해임했다. 가해자로 지목되자마자 즉시 직무에서 배제하고 상급 부대로 데려와 대기하도록 했다. B씨에게는 12월까지 휴가를 줬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신속히 분리 조치했다"는 게 군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성 관련 문제여서 선제적 조치를 했다"며 "사건 발생 직후 해당 부대에 새로운 지휘관을 내려보내 부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검찰도 B씨 주장이 신빙성이 있고, A대령의 혐의가 어느 정도 인정된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대체 B씨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제보자에 따르면 A대령은 평소 중대장 등 간부들과 술을 마시고 취하면 B씨에게 전화를 걸어 1시간 넘게 '사랑한다' '뽀뽀하면 안 되냐'고 말했다. 제보자는 "그러나 중대장들은 이를 알면서도 묵인·방조하거나 오히려 진급을 위한 동아줄을 잡는답시고 B씨에게 가서 'A대령을 접대해라' '술을 따르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불거진 뒤) 같은 부대 간부 일부는 A대령을 두둔하거나 '저X 때문에 라인(끈) 떨어졌네'라고까지 말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피해 여군을 옆에서 오랜 시간 지켜봤다"는 제보자는 "(B씨는) 군에 큰 뜻을 품고, 매일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야근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는데, 현재 상태는 말이 아니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작 해당 부대 안에서는 '성폭행을 당했다' '둘이 술집에 갔다' 등 유언비어가 돌아 B씨가 2차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제보자 주장이다. B씨는 동료들에게 "한 번도 (A대령과) 둘이 (술집에) 간 적 없다" "(성추행을 당할 때) 한 번도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B씨가 혼자서 싸우는데 아무런 후속 조치도 취해지지 않고 (지휘부가) 사건을 축소하는 것을 주변에서 보기 너무 안쓰럽다"며 "A대령이 지금껏 만난 여군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지 역조사도 없고, 상급 부대에서는 성교육은 고사하고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설문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B씨가 본인도 '누군가의 가족이다'고 말했을 때 '내 가족이 만약 그런 일을 당했다면 난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니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며 "익명성에 기댄다는 게 참 부끄러우면서도 '피해자도 아닌데 네가 왜 나서냐'는 질타가 이어질 게 뻔해 익명으로 제보한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피해자 보호를 위해 세부적인 사건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군은 이 사안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후속 조치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가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과 관련된 예민한 사건인 데다 (해당 부대에서) 설문을 하면 피해자 신분이 노출될 수 있어 수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가지고 추가 피해 조사 등 후속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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