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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산모 속초의 한 산부인과서 분만 출혈 멈추지 않아 종합병원으로 이송 결국 '분만 후 출혈'로 9시간 만에 숨져 유족들, 산부인과 측 의료사고 의혹 제기 산부인과 "오랜 경험상 양수색전증 추정"
의료사고 논란이 일고 있는 속초의 한 산부인과. (사진=유선희 기자)
강원도 속초의 한 산부인과에서 30대 산모가 출산 후 약 9시간 만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사망 원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를 낳기 위해 A(41)씨가 아내 B(36)씨와 함께 속초의 한 산부인과를 찾은 것은 지난 5일 오전 2시 30분쯤. 이날 A씨는 아내가 5분 간격으로 통증을 느끼자 새벽 시간 급하게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는 B씨의 상태를 확인한 뒤 오전 2시 45분쯤 분만실로 옮겼고, 이후 7분 만인 2시 52분에 아이를 낳았다. 태어난 아기는 2㎏ 미만의 저체중이어서 A씨는 의료진과 함께 119 구급차를 타고 아이를 강릉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문제는 B씨가 분만한 이후에도 계속 통증을 호소했고, 출혈이 멈추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의료진은 지혈과 수혈을 하며 B씨의 상태를 지켜봤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자 결국 이날 오전 6시 45분쯤 아이가 있는 강릉의 종합병원으로 옮길 것을 결정했다.
이후 B씨가 종합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7시 48분. 이 병원의 의료진 역시 지혈과 수혈을 비롯해 각종 검사를 진행했지만, B씨는 오전 11시 30분에 끝내 숨졌다. 강릉의 병원으로 옮겨진지 4시간 뒤, 분만한지는 약 9시간 만이다.
B씨가 이송된 병원의 의무기록지와 사망진단서. (사진=A씨 제공)
종합병원의 의무기록을 보면 병원으로 옮겨졌을 당시 출혈 지점을 찾지 못했고, 복구(봉합)가 완전히 시행되지 못했다고 적혀 있다. 또한 최종 사망 원인은 '분만 후 출혈'이라고 유족들에게 밝혔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분만을 했던 산부인과에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B씨가 숨졌다며 '의료사고 의혹'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산부인과에서는 출혈 지점도 확인이 안되고 봉합도 완전히 못했다고 하는데 이런 황당한 답변이 어디 있냐"며 "위급한 상황이라면 보다 신속한 조치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구급차에 이송될 때 누워 있던 침대를 봤는데 침대 전체가 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며 "누가봐도 위급한 상황이지만 그때까지도 아내의 상태에 대해 정확하게 들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B씨의 동생 C씨는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출산을 하다가 죽냐, 왜 몇시간 동안 산부인과에서 누나를 잡고 있었는지, 누나가 왜 사망하게 됐는지 솔직한 진실을 알고 싶다"며 "그래야 누나가 편안하게 눈을 감을 것 같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대해 해당 산부인과 측은 사망 원인이 '과다 출혈'이 아니라 '양수색전증'일 가능성이 높다며 분만 후 처치에도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양수색전증이란 분만 진통 후기나 분만 직후에 양수가 산모의 순환계로 들어가 산모에게 과민반응을 일으켜 급격한 호흡곤란, 저혈압, 경련, 심폐정지, 파종성 혈관내응고병증으로 손상부위 대량출혈을 일으키면서 사망에 이르게 되는 질환이다.
산부인과 관계자는 "그날 새벽 분만 후 처치에 최선을 다했고, 환자의 상태를 지켜보며 의학적 자궁파열 진단 기준과 다른 출혈양상이 보여 바로 상급병원으로 응급 이송 조치 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기간 경험한 산부인과 의사로서 가장 고려되는 병증은 양수색전증이다. 양수색전증은 2만 분의 1 확률의 불가항력적으로 발병되며, 현재 산부인과 분만 중 산모사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질환"이라며 "유족들에게 최대한 협조하는 한편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유포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족들은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편히 눈감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B씨의 죽음에 대해 진실을 밝혀달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한 해당 산부인과를 상대로 고소할 예정이어서 사망 원인에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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