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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클린 인디아' 정책으로 지난 5년간 인도에 화장실이 1억개 넘게 보급됐지만, 정작 하수구에 쌓인 배변을 치우는 이들은 맨손으로 작업을 하는 위험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인도에서 하수구를 맨손으로 치우는 것은 불법일 뿐더러 매우 비위생적이고 위험하지만, 모디 총리의 '클린 인디아' 정책이 이러한 관행을 없애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최첨단도시로 불리는 방갈로르에서조차 올해 3월 이후 3명의 작업자가 배변을 치우다가 사망했고, 인도 전국적으로는 여태껏 112명이 사망했다. 3일에 1명꼴로 하수구 속에서 숨진 것이다.WP는 대부분의 인부들이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하수구 청소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러한 일이 만연하는 이유로 고용주들은 법규를 어겨도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맨손으로 위험한 작업에 나서는 이들이 별다른 저항을 못하는 이유는 오랜 카스트 제도에 따른 신분차별 때문이기도 하다. 힌두교에선 사람의 배변을 불결하게 여겼고, 그래서 '불가촉천민'인 달리트 계층이 배변을 치우는 일을 도맡아 했다. 이 일을 집안대대로 하고 있다는 카베라파 역시WP에 "살아남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배변 청소 일을 했으며, 이것 말고는 아무런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맨손으로 하수구 청소를 하고 있는 지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최근 인도 벙투 통계에 따르면 인도 전체 주의 약 25%에서 4만명이 확인됐다. 하지만 환경단체에 따르면 카르나타카주에서만 2만명의 종사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실제 종사자들은 수십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 10월 모디 총리는 "인도에서 노상 배변이 사라졌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지난 5년간 인도인 6억명에서 화장실을 1억개 넘게 보급하면서 노상 배변이 짧은 시간 안에 사라졌다고 말한 것이다. 인도 정부는 인구의 96%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이러한 '화장실 혁명'에 모디 총리에게 상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인도 통계청이 여전히 시골에 거주하는 인구 25%는 화장실이 없이 노상배변을 하고 있는 결과를 내놓는 등 모디 총리의 성과에는 그늘이 있다고WP는 지적했다. 게다가 워터에이드 인디아에 따르면 시골에 보급된 화장실에는 아예 하수시스템이 없어 배변이 전혀 정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실이 배변을 한군데에 모아놓는 것 외에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있는 것이다.
베즈와다 윌슨 환경미화운동가는 "인도는 화장실을 짓는 데만 미쳐있고, 이를 치우는 인프라 구축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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