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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 성남시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은혜의 강 교회를 통해 감염된 확진자는 지난 9일 이 교회 신도 중 첫 확진 판정을 받은 33세 남성과 15일 확진된 목사 부부, 교회 신도와 접촉해 감염된 인근 주민까지 총 49명이 됐다. 아직 검사가 완료되지 않은 신도들과 재검사에 들어간 신도가 남아 있어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은혜의 강 교회 신도 중에는 소방서 구급대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은 이날 "은혜의 강 교회 신도인 서울 강동소방서 소속 구급대원 서모(60)씨가 우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서씨의 동료 소방관 43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은혜의 강 교회는 중소 교회 특성상 집단 감염 위험이 컸다. 성남시 조사에 따르면 이 교회는 상가 건물 2개 층 일부를 사용하고 예배 공간이 35평 정도였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 긴급대책단장(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은 "건물 자체가 100명이 넘는 신도가 예배당에서 2m 정도의 이격 거리를 지킬 수 없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교회 측이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을 소독한다며 입과 손에 일일이 분무기로 소금을 뿌린 것이 감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희영 단장은 "잘못된 정보나 소문이 매우 빠르게 확산하는 현상인 전형적인 인포데믹(정보 감염증)이라고 볼 수 있다"며 "소독도 하지 않고 소금물을 분사하는 행위는 방역은커녕 바이러스와 직접 접촉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예배 당시 신도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 교회 김철웅 목사는 "신도 80% 정도가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상당수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교회 신도들을 중심으로 이미 지역사회 2·3차 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은혜의 강 교회에서 감염된 신도 중 다른 지역 거주자는 서울 광진구·송파구·노원구 각 1명, 인천 계양구 2명, 경기 부천시에 거주하는 신도가 2명 등이었다. 보건 당국은 지난 9일 이 교회에서 확진자가 처음 나왔을 때 전날 예배에 참석한 밀접 접촉자만 파악해 7명의 신도만 자가 격리했다. 이 때문에 이달 1일과 8일 예배 참석 신도 135명 가운데 128명은 평소와 다름 없이 생활했다. 지난 8일 이 교회 예배에 참석한 구급대원 서씨도 12일까지 소방서에서 정상 근무했다. 서씨는 우한 코로나 확진자나 의심환자 이송 전담 구급대 소속으로 2일부터 12일까지 10명을 이송했다.
◇"중소 교회는 온라인 예배 꿈도 못 꿔"
은혜의 강 교회 김철웅 목사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부목사, 전도사도 없이 혼자 예배를 인도하는 입장에서 예배 녹화는 몰라도 생방송 온라인 예배는 인프라 부족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회는 3월 들어 예배를 줄였지만, 주일 예배는 중단하거나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지 않았다. 김 목사는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교인들과 한국 교회, 그리고 한국 사회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우한 코로나 확산에 개신교 주요 교단들은 주일 예배를 가정 예배나 영상을 통한 온라인 예배 등으로 전환할 것을 소속 교회에 권고했다. 일부 소형 교회들은 열악한 재정 상황 때문에 헌금을 받을 수 있는 현장 예배를 포기하기 힘든 상황이다. 교단이 권고한 주일 예배의 '온라인 전환'은 대형 교회나 꿈꿀 수 있는 대안이다. 임차료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홈페이지 개설, 방송 장비 설치 등의 비용을 교회 측이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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