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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차로 서울에서 대전까지 질주하던 소년들
생활고로 오토바이 배달하던 대학생 뺑소니
그래놓고 경찰엔 "저 너무 힘들어요" 호소
"제대로 처벌하라" 국민청원에 40만명 서명
훔친 렌터카 차량을 몰던 13세 소년이 경찰 추적을 피해 오토바이 ‘뺑소니’ 사고를 내 대학 신입생을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가해자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숨진 대학생의 여자친구는 “가해 여학생 중 한명이 경찰에 잡힌 이후 ‘너무 힘들어요’라고 했다고 한다”며 “사람을 죽이고 간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대전동부경찰서에 따르면 A(13)군 등 8명은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도로에 있던 렌터카를 훔쳐, 대전까지 이동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이들을 추적하자 중앙선을 침범해 주행하던 대학생 B군의 오토바이를 들이 받았다. A군은 사고를 낸 후 그대로 차량을 몰고 200m 쯤 도주했다. 그러다 삼성네거리 아파트 주변에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이 중 6명은 현장에서 붙잡혔고, 나머지 2명은 또 세종에서 다른 차량을 훔쳐 서울까지 달아났다 검거됐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B씨가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다. 집에서 가장 노릇을 하던 B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퀵서비스 배달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형사미성년자’(만 14세 미만)인 A군 등을 가정법원 소년부에 넘겼다. 형사미성년자에게는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촉법소년(만 10세 이상~14세 미만)에 한해 사회봉사 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그러자 숨진 대학생 B군의 여자친구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29일 새벽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제 남자친구는 별이 됐다”며 “대학교에 간다고 설레어 하던 모습이 엊그제인데, 입학은 커녕 꿈에 그리던 학교에 가 보지도 못하고 너무 억울하게 사고를 당했다”고 썼다.
이어 “코로나 때문에 개학이 연기되자, 집에서 가장 노릇을 하던 남자친구는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죽기 전까지도 열심히 일했다”며 “항상 걱정하지 않게 헬멧도 착용하고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사람이었는데, 몇 초의 순간으로 인해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사람이 이렇게 비참하게 죽었는데, 촉법소년이 적용될 수가 있느냐”며 가해 학생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촉구했다.
B군의 여자친구에 따르면, 사고를 낸 8명의 학생들은 2005년·2006년 생이다. 그는 “이 차량은 신호도 무시하고, 역주행도 해 가며 경찰차를 피해 도주했다”며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운전자 한 명만 소년원에 송치됐는데, 이 운전자 역시 처벌을 받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도망친 아이들이 미성숙하다고 생각을 할 수 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렌트카를 훔쳐 사망사고를 낸 10대 엄중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를 첨부했다. 지난달 31일 한 네티즌이 올린 이 청원 글에는 2일 오후 3시 기준 40만1000여 명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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