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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탄수화물이 비만의 모든 원인인 것처럼 내 몰리고 있다. 살빼기를 결심하면 탄수화물부터 끊는 사람이 많다. 평소 즐겨 먹던 밥과 면을 멀리한다. '몸 만들기'를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탄수화물을 끊어야 할까?
몇 해 전 유명 마라토너의 식단이 주목받은 적이 있다. 대회가 다가올수록 짜장면을 먹는 횟수가 늘어난다. 몸이 재산인 운동선수가 왜 중요 경기를 앞두고 밀가루 음식을 먹는 것일까?
탄수화물은 운동 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달리기나 수영 등 유산소운동은 물론 역기 등 무산소운동에도 꼭 필요하다. 하지만 탄수화물은 지방과 달리 몸 속의 저장량에 한계가 있다. 운동 전 탄수화물이 충분히 저장돼 있어야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단기간에 폭발적인 힘을 필요로 하는 무산소 운동도 탄수화물의 역할이 중요하다.
피말리는 경쟁을 앞둔 선수들은 경기 전 탄수화물 저장량을 최대한 끌어 올리기 위해 짜장면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수술과 항암치료로 체력이 바닥인 암 환자도 탄수화물을 먹어야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 국립암센터는 "암 환자는 적정량의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체중 감소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건강한 사람과 달리 암 환자의 체중 감소는 근감소증을 불러와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근감소증이 본격화하면 수술이 성공해도 예후(치료 후 경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탄수화물은 환자에게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부족하면 몸이 쇠약해진다.
탄수화물은 쌀이나 밀가루 등 곡류 뿐 아니라 과일, 감자, 고구마, 무 등에도 많이 들어 있다. 다이어트를 생각하고 있다면 탄수화물을 먹되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탄수화물의 양을 급격하게 줄이면 체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반면에 과도하게 섭취하면 몸 속에서 지방으로 전환돼 살이 찔 수 있다.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과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사람은 탄수화물 섭취량에 차이를 둬야 한다. 몸을 덜 움직이면 탄수화물 전체 섭취량을 줄여야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도 흰 빵 보다는 통곡물 빵을 선택하고 각종 채소와 생선, 두부 등 단백질 음식을 곁들여야 한다. 밀가루 음식이라도 함께 먹는 반찬이 양질이면 훌륭한 식단이 될 수 있다.
단기간에 살을 빼려면 탄수화물을 적게 먹어야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간 체중 관리를 하겠다면 전체 섭취 열량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탄수화물 끊기'에만 공을 들이면 건강을 해치기 쉽다. 적정량 먹어야 한다.
뱃살을 빼겠다는 목표를 세워도 라면, 짜장면이 먹고 싶을 때는 먹는 게 낫다. 짜장면이 먹고 싶은 욕구를 계속 억누르면 스트레스로 이어져 다시 살이 찌는 원인이 된다. 대신에 선수들이 탄수화물 에너지를 소진하듯이 운동을 더 하는 습관을 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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