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 보를 걸어야 건강에 좋다'는 통념은 일본에서 유래한 상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하루 1만 보를 걸어야 건강해진다는 속설은 일본에서 유래한 미신에 가깝다"며 1만 보 걷기가 유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NYT는 지난 1964년, 일본에서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일반인들이 운동과 건강에 관심을 보이자 한 업체가 '만보계'를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업체는 "하루 1만 보를 걸으면 건강에 좋다"고 홍보했고 하루 1만 보를 걷자는 공익 운동이 펼쳐졌다. '하루 1만 보를 걸어야 건강에 좋다'는 속설은 이후 만보계 수출과 함께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로 퍼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만보계의 '만'은 '1만 만'(万) 한자가 사람이 걷는 모습과 비슷해 판매촉진 차원에서 정한 이름일 뿐 과학적인 실험으로 정해진 수치가 아니라고 밝혔다.
NYT는 하버드 보건대학원 론문을 인용해 "실제로 건강 증진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1만 걸음보다 훨씬 덜 걸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론문에 따르면 하루 4,400보를 걷는 70대 여성은 2,700보 이하를 걷는 같은 연령대 여성보다 조기사망 위험이 40%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걸음 수에 비례하는 건강증진 효과는 7,500보에서 정점을 찍은 뒤 그 이상 구간에서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선보였다. 저널은 지난해 3월 론문에서 "8천 보를 걷는 사람이 4천 보를 걷는 사람보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성이 절반가량 낮다"고 밝혔다.
아이민 리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박사는 "대부분이 쇼핑이나 집안일 등으로 평균 5천 보는 걷는다. 여기에 하루에 2천∼3천 보 정도만 더 걸으면 최적점으로 여겨지는 7천~8천 보를 채울 수 있다"고 전했다.
기자 프로필
YTN 정윤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