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방귀 횟수가 늘어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방귀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 중 하나다. 입을 통해 유입된 공기와 장속 내용물이 발효하면서 생긴 가스가 항문으로 빠져나가면서 발생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 평균 방귀 배출량은 200~1500mL이고. 횟수로는 평균 13회에서 최대 25회까지 배출된다. 그런데 유독 방귀를 뀌는 횟수가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몸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닐까 걱정하곤 하는데, 실제 방귀를 자주 뀌는 것이 건강 이상 신호일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 연구 결과가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연구에 따르면, 채소가 풍부한 건강 식단을 주로 섭취하는 사람일수록 방귀 횟수가 잦았다. 연구팀은 18~38세 18명 남성을 대상으로 한 달간 과일과 채소가 많이 들어간 지중해식 식단과 이와 다른 일반 서양식 식단을 먹게 했다. 참가자들은 처음 2주간은 지중해식 식단을 먹고 다음 2주 동안은 서양식 식단을 섭취했으며, 휴대용 계수 장치를 통해 방귀 횟수를 매일 기록했다.
연구 결과, 지중해식 식단을 섭취한 남성들이 그렇지 않은 남성들에 비해 하루 평균 7회 더 방귀를 뀌었다. 또한, 지중해식 식단을 한 남성들의 대변 크기도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두 배 더 컸다. 이는 지중해식 식단 속 야채가 장내 미생물을 더 많이 만들어 내며 식물 섬유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장내 유익균 성장을 촉진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중해식 식단 섭취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장내 유익균은 대장 건강과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와 관련, 뉴사우스웨일스대 로즈마리 스탠튼 교수는 "잦은 방귀가 건강의 적신호라는 생각은 오해"라며 "방귀는 건강한 식단과 건강한 대장이 보내는 신호"라고 말했다.
한편, 방귀 횟수가 잦다고 해서 이를 참는 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가스는 장 내에 축적돼 복부 팽만을 일으킨다. 장에 질소 가스가 쌓이면서 대장이 부풀어 오르기 때문이다. 장의 운동기능도 약해져 변비가 생기거나 복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방귀는 참지 않고 배출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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