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까지 따라주지 않으니
밀집수비 공략은 최강팀도 해결못하는 세계적 난제다. 거기에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죽으라고 때려도’ 꼴문이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
2023 갑급리그 제17라운드에서 연변룡정팀은 젖먹던 힘까지 다 했지만 결국 꽁꽁 걸어잠근 단동동약의 빗장을 끝내 열지 못하면서 0:0 무승부를 했다. 화끈한 추격전을 벌였던 청도서해안전, 다 잡은 대어를 놓친 소주전에 이어 또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연변팀은 마귀홈장의 불패기록은 깨지지 않았지만 어기적어기적 거부기 걸음이다.
단동동약팀이 진세를 잔뜩 움츠리고 촘촘한 밀집수비로 대응하는 가운데 연변팀은 압도적인 공통제률과 슛으로 반코트 경기(压半场)를 펼치며 펀치를 날렸지만 종내 급소를 떄리지 못했다.
상대 병력을 끌어내기 위해 이보를 자유인 위치에 세우고 뒤로 낮게 빠져서 공수 조절하다가 타이밍을 맞춰 가담가담 침투하도록 했다. 한광휘가 자로 잰 듯 올린 크로스를 받아 마음놓고 헤딩슛을 떄렸지만 제대로 맞지 않으면서 이날 절호의 득점기회를 놓쳤다.
막판에 이 승부수를 던졌더라면
상대가 견결한 인해전술로 짜놓은 촘촘한 수비망에 중앙돌파의 공간을 찾지 못한 연변팀은 두 측면의 45도 크로스를 계속 올렸지만 파워와 헤딩슛을 갖춘 진정한 ‘9번’이 없기에 우뢰만 울고 소나기는 없었다. 많이 만들기만 하고 마무리 결정력이 없었다.
밀집수비를 깨는 효과적인 수단 중의 하나는 세트피스(定位球)다. 우리팀 특기인 세트피스도 많이 만들었지만 이날따라 킥이나 헤딩이 잘 맞아주지 않았다. 세계 최고라 하는 킥 스타들도 경기마다 꼴 장담을 못한다. 감독이 마지막까지 한광휘를 둔 것은 바로 올시즌 관건시각에 수차 만들어낸 세트피스 꼴을 기대해서다. 어느 감독인들 이런 선수를 선뜻 교체할 수 없다. 김태연의 기동력과 달리 한광휘는 결정적 한방을 가진 ‘전략미사일’이기 때문이다.
오늘처럼 상대의 파울이 많아 세트피스 기회가 많고 크로스 기회가 많은 경기에서, 막판에 헤딩능력이 좋은 김성준이나 왕붕을 상대 박스안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더라면 ? 하는 아쉬움도 해본다.
‘큰물서’ 놀던 왕성쾌와 기대되는 새 용병
이날 왈두마는 또‘주업’인 ‘슛같은 슛’을 내놓지 못했지만 두경기 째 전방에서 공간수와 영리한 패스도 시도하고 특히 ‘부업’인 교두보 역할을 열심히 하면서 많이 프리킥 기회를 얻어냈다.
이날 신입용병 왕성쾌는 우측 미더로 선발로 나와서 10번 자리로 많이 들어오면서 김태연에게 침투할 측면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팀 합류 시간이 길지 않지만 이보와의 중원 배합도 매끄럽고 공 간수력, 자신감, 날카로움도 보여주었다. 한때 유럽 명문인 아약스 구단에 처음으로 계약한 중국선수로 아무튼 ‘큰물에서 놀던’ 선수가 먼가 다른데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준다.
홈장 3경기에서 적어도 1승은 챙기며 걸음을 재우치려 했지만 3무여서 여전히 9위, 강서로산 (14점 15위)팀과 상해가정회룡(15점 14위)이 3경기 차로 달려오는 모습이 시야에 보인다.
꼭 이겨야할 경기를 이기지 못하면서, ‘넣을 때는 넣어주는 선수’가 그리운 대목이다. 새 용병 등장이 간절해지는 한판이다.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 미셀 차가스가 “강한 파워와 뛰여난 순발력 갖추고 고난도 꼴을 잘 넣는다”고 하니 오늘 같은 경기에 너무 필요하다. 스위스 1부리그 두 시즌에 47경기 20꼴의 득점력이라니 기대된다.
최우수선수 (MVP): 김태연
/길림신문 론평원 정하나 /사진 김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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