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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유산순방] 신들린 40년, 장고춤의 정수와 혼 이어가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5년12월17일 16시13분    조회: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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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장고춤 제4대 대표적 전승인 동옥선의 예술과 전승의 궤적

조선족 장고춤 전통예술의 제4대 전승인이며 국가 1급 배우인 동옥선

중국조선족 문화의 중심지인 연길시, 이 도시의 공기를 가득 채우는 것은 조선족 특유의 삶의 정취뿐만 아니라 때로는 관객들의 마음을 뛰게 하는 흥겨운 장고 소리도 들어있다. 공연장이나 전수 교육장에서 흘러나오는 그 울림속에서 한 녀성 무용수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깨에 장고를 가볍게 메고, 오른손의 채를 힘있고도 유연하게 휘두르는 그녀의 모습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몸과 악기, 정신이 하나로 어우러진 최상의 예술적 경지를 보여준다. 그녀가 바로 조선족 장고춤 전통예술의 제4대 전승인이자 국가 1급 배우인 동옥선이다. 그녀의 인생은 예술적 완성을 향한 40년의 려정이자 민족문화의 불씨를 지키고 전파해온 사명의 년대기이기도 하다.


빛과 그림자속에서 핀 꽃, 예술가의 성장기

1966년, 연길시에서 태여난 동옥선은 어린 시절부터 춤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음악에 맞춰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타고난 재능을 알아차렸다. 1982년, 그 재능은 체계적인 길을 찾았다. 연변예술학교에서 기초를 다진 동옥선은 당시 겨우 16세의 나이에 전문 예술단체인 연길시조선족예술단에 발탁되였다. 이는 단순한 취업이 아니라 그녀의 운명을 가르는 예술인생의 서막이였다.

예술단에서 그녀는 운명적인 스승, 저명한 조선족 무용 예술가 리록순선생님을 만났다. 리록순선생님의 엄격하면서도 세심한 지도 아래, 동옥선은 조선족 무용의 기본인 호흡, 자세, 발놀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신가동(精神驾动)’을 철저히 익혀 나갔다. 무용이 단순한 동작의 라열이 아니라 민족의 력사와 정서가 담긴 ‘움직이는 시’임을 깨달은 시기였다.

동옥선이 표연한 독무 <장고춤>의 한장면

그러나 그녀의 예술 인생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가져온 것은 1989년, 장고춤 3대 전승인인 저명한 안무가 송미라선생님과의 만남이였다. 장고춤은 조선족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춤 중의 하나로, 무용수가 직접 악기를 치며 추는 특성 때문에 기술적 난이도와 표현의 깊이가 매우 높다. 송미라선생님은 동옥선에게 장고를 ‘치는’ 기술뿐만 아니라 그 소리와 몸짓이 어떻게 하면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감정이 될 수 있는지를 가르쳤다. 채를 잡는 힘의 강약, 발걸음의 빠르고 느림, 고개 돌림의 각도 하나까지가 모두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부터 동옥선은 단순한 무용수가 아닌 장고춤의 진정한 표연자이자‘전승인’으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세계를 무대로, 장고춤으로 새긴 이름

무대에서 동옥선은 점차 독보적인 개성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춤은 전통의 격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녀성 무용수 특유의 유려함과 내재된 힘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특히 그녀가 춘 독무 <심금(心弦)>은 관객들의 마음을 진동시켰다. 마치 장고의 줄이 그녀의 심장과 직접 련결되여 매 하나의 고동이 슬픔, 희망, 열정, 평화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듯했다.

이러한 예술적 성취는 국내외적인 인정으로 이어졌다. 1998년은 그녀에게 있어 특별한 해였다. 먼저 중국예술단의 일원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문해 평양에서 열린 제16회 ‘4월의 봄’ 국제예술축제에 참가했다. 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그녀의 독무 <장고춤>은 조선족 전통예술의 깊이와 현대적 무대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최고 영예인 국제 금상을 수상했다. 또한, 같은 해 문화부가 주관한 제8회 문화상에서 동옥선이 표연한 <심금>은 ‘문화신작품상’을 수상하며 그녀의 예술성이 공식적으로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독무<설녀>

이 외에도 1995년 전국 제3회 독무·이인무·삼인무 경연, 1990년 전국 소수민족 무용 경연 등에서 동옥선은 련이어 입상하면서 그녀의 이름은 국내 무용계에 확고히 자리 잡았다. 1996년에는 길림성정부가 수여하는 문예부문 최고상인 ‘장백산 문예상’을 수상하며 고향의 뜨거운 지지와 자랑스러움을 동시에 받아안게 되였다.

민속풍경시화 <사계절가(四季如歌)>

그녀의 무대는 국경을 넘어 더 넓은 세계로 뻗어 나갔다. 싱가포르의 화려한 ‘중추절 카니발’ 무대, 동남아시아 각국을 순회하며 캄보쟈 시아누크 친왕 앞에서 펼쳐진 감동의 공연, 스리랑카 ‘국경일 중국 예술주간’에서 열린 문화 교류의 장… 그녀의 장고채 끝에서 퍼져나간 아름다운 장고 소리와 유려한 춤사위는 중국의 다민족 문화와 조선족의 생동감 있는 전통예술 문화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문화사절단의 역할을 했다. 특히 그녀가 단장으로 부임하면서 이끌었던 민속풍경시화 <사계절가(四季如歌)>는 지금까지 도합 1,700회 이상의 공연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 관객 수십만명에게 조선족 문화의 장려한 대서사시를 선사했다.

맥을 잇고 빛을 나누는 전승자로서의 사명

동옥선에게 예술적 성공은 목표가 아닌 출발점이였다. ‘전승인’이라는 이름에는 빛나는 무대의 영광보다 더 큰 책임이 담겨 있다. 조선족 장고춤의 계보는 명확했다. 1대 양상호, 2대 리록순·최옥주, 3대 송미라... 동옥선은 이 존귀한 맥락의 제4대 수련자이자 이를 이어나가야 할 중대한 책임을 짊어진 전승인이기도 했다.

그녀의 전승 철학은 ‘우로부터의 계승’과 ‘아래로의 전파’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였다. 2012년 동옥선은 중국공산당 길림성 제10차 당대표대회 대표로 당선되였고 2014년에는 연길시조선족무형문화유산보호쎈터의 당지부 서기 겸 주임으로 부임했다. 이는 그녀의 전승사업을 체계화하고 확장하는 계기가 되였는바 쎈터는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전승의 현장이 되였다.

제자들에게‘1대1’ 맞춤형 전수를 하고있는 동옥선 

동옥선은 강매화, 송향란 등 유능한 제자들을 양성하며 ‘1대1’ 맞춤형 전수 방식을 고수했다. 그녀의 교육은 막연한 감정 전수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무용 동작의 각도와 힘의 원천, 다양한 리듬(굿거리, 자진모리, 타령 등)에 맞는 호흡법과 표현법, 그리고 한 무용수가 군무의 일원이 되였을 때 어떻게 개성을 유지하면서 전체의 조화를 이루는 방법까지 가르쳤다. 흥미로운 점은 그녀가 전통 기법에만 그치지 않고 서양 타악기의 스틱 잡기나 연주법 중 유용한 부분을 과감히 도입해 제자들의 표현력을 넓혀주었다는 것이다. 이는 그녀가 전통을 ‘박제화’하는 것이 아닌 시대에 맞게 ‘살아 숨 쉬게’ 하는 지혜를 보여준다.

더욱 의미 깊은 것은 그녀의 제자들이 하나의 세대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김행자, 강매화, 송향란, 그리고 특별히 한족 제자인 리군 등을 포함한 예술인들은 이젠 조선족 장고춤 제5대 전승 집단으로 성장했다. 한족 제자 리군의 경우는 민족 전통예술이 혈통이 아닌 문화적 공감과 열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하는 상징적 사례로 큰 의미를 지닌다.

새로운 출발선, 변함없는 발걸음

2024년, 동옥선은 정식으로 정년퇴직을 맞이했다. 그러나 그녀의 일정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조선족 장고춤의 대표성 전승인’이라는 새로운 신분은 그녀에게 더욱 순수하고 집중된 전승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녀는 무형문화유산 전승인 추천서의 ‘본인 선언’란에 “무형문화유산 전승 활동에 종사하고자 하며 대표성 전승인으로서의 관련 의무를 리행하겠다”고 엄숙히 서약했다. 이 한 마디에는 40년 예술 인생의 모든 경험과 신념이 응축되여 있다.

현재 그녀의 활동 령역은 공식적인 무대보다 지역 사회, 학교, 문화쎈터로 더 많이 옮겨졌다. 그녀는 지방 공연 단체를 지원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문화 체험 교육에 참여하며 다양한 공익 강좌에서 강사로 나서고 있다. “장고춤은 우리 민족의 혼입니다. 이 소리가 끊어지지 않으려면 더 많은 사람, 특히 젊은이들의 마음에 전통의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이는 그녀의 변함없는 신념이다.

그녀의 제자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일부는 전문 예술단체의 중추가 되였고 다른 일부는 학교 교육자나 지역 문화 전도사가 되여 장고춤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동옥선이 심어 준 나무는 이제 가지를 뻗어 울창한 숲을 이루어 가고 있다.

멈추지 않는 울림, 영원한 춤꾼의 혼

16세 어린 소녀에서 세계적인 무용수로, 예술가에서 행정가를 거쳐, 이제는 민족 문화의 수호자이자 멘토로... 동옥선의 신분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여러번 변화해 왔지만 그녀의 예술적 열정과 전승에 대한 사명감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일관되였다.

오늘도 그녀의 작업실에서는 장고 소리가 울려 퍼진다. 때로는 제자를 가르치는 엄격한 리듬으로, 때로는 새로운 창작을 위한 실험적인 선률로. 그 소리는 더 이상 한 개인의 예술적 표현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한 민족의 기억이자, 문화가 생명력을 얻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생생한 증거이다.

동옥선과 그녀의 제자들이 추는 우아한 춤사위 사이로 오래된 장고춤의 혼은 새로운 시대의 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력사의 긴 강물은 계속 흐르겠지만 이 장고춤의 울림과 함께 하는 민족문화의 아름다운 장단은 앞으로도 영원히 연길의 하늘 아래, 그리고 더 넓은 세상에 울려 퍼질 것이다. 이는 한 예술가의 인생이자, 한 민족 전통이 살아 숨쉬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글: 안상근기자 사진: 최주범


编辑: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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