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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을 좋아하고 손님을 각별히 반기는 민족-끼르기즈족
조글로미디어(ZOGLO) 2026년5월21일 10시49분    조회: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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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력사를 지닌 민족, 인구 약 20만명, 고유언어인 끼르기즈어 사용

파란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초원에서 말을 타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바로 2천년 력사를 지닌 끼르기즈족(柯尔克孜族)이다. 이들은 끼르끼즈스탄(吉尔吉斯斯坦) 주체민족과 동일한 민족으로, 중국에서는 주로 신강위글족자치구에 살고 있으며 흑룡강성 부유현 오가자툰에도 일부 거주하고 있다. 2021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 내 끼르기즈족 인구는 약 20만 명이며 고유 언어인 끼르기즈어를 사용한다.

오랜 세월 우여곡절을 겪어온 끼르기즈족은 1949년 9월 25일, 여러 민족 인민들과 함께 신강의 평화적 해방을 맞이했다. 1954년에는 커질쑤끼르기즈족자치주(克孜勒苏柯尔克孜自治州)가 정식으로 창립되였다. 커질쑤((克孜勒苏)는 끼르기즈어로 '붉은 강'이라는 뜻이다. 오늘날 커질쑤끼르기즈족자치주에는 끼르기즈족을 비롯하여 한족, 위글족, 만족, 회족, 시버족, 로씨야족, 따따르족 등 11개 민족이 함께 살고 있다. 자치주 소재지인 아르투시(阿图什)는 현재 커질쑤 끼르기즈족자치주의 정치와 경제문화 중심지로 자리잡았으며 신강 남부의 중요한 도시로 부상했다.

‘끼르기즈’라는 이름에 대한 다양한 해석

'끼르기즈'라는 이름에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해석이 전해진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끼르기즈어로 '끼르기즈'는 곧 '40개'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옛날 40개 부락이 힘을 합쳐 하나의 민족을 이루었고 그 '40'이라는 수자가 민족의 이름이 되였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산속의 유목인', '초원의 사람'이라는 해석도 있으며 40여명의 처녀를 가리킨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끼르기즈 민족의 백과전서로 불리는 영웅서사시 《마나스》

끼르기즈족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영웅서사시 《마나스》(玛纳斯)이다. 이 장편 서사시는 영웅 마나스와 그의 자손들이 끼르기즈족을 이끌고 외적의 침략에 맞서 싸운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온 방대한 분량은 20만 행이 넘는다. 《마나스》는 자유와 평화로운 삶을 향한 갈망, 애국주의와 영웅주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작품은 끼르기즈족의 언어와 력사, 종교, 문화, 정치, 경제, 철학, 미학, 군사, 풍속까지 망라하고 있어 '끼르기즈족의 백과전서'로 불린다.

말과 함께하는 봄 축제

끼르기즈족의 삶에서 말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이자 가족과도 같은 존재이다. 이들의 전통명절을 보면 말과 얼마나 깊은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지 실감할 수 있다.

음력 소만절기 다음날이면 끼르기즈족의 전통축제가 열린다. 해마다 이날부터 말의 젖을 짜서 마시기 시작하는 것을 경축한다. 이른 아침, 가족들은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마구간에 모인다. 세대주가 말의 갈기를 쓰다듬으며 기도를 올리면 로인이 첫 말젖을 짠다. 가장 먼저 받은 초유는 망아지에게 먹이고 이어 한 숟가락을 떠서 집안의 가장 어린 아이에게 준다. 망아지가 건강하게 자라고 아이가 행복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의식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다른 가족들이 말젖을 나누어 마실 수 있다. 축제 기간 동안 집집마다 양을 잡고 풍성한 음식을 준비해 서로 축복의 인사를 나누는데 보통 3일간 이어진다.

흰색을 좋아하는 풍습

끼르기즈족이 특히 좋아하는 색은 흰색이다. 흰색은 그들이 초원에서 함께 살아가는 양떼를 상징하고 깨끗한 우유를 떠올리게 하며 행운과 재부를 불러온다고 믿는다.

이러한 흰색을 향한 마음은 혼례 풍속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남자측이 약혼하러 녀자집을 방문할 때면 선물과 례물을 말에 싣고 말머리에는 순백의 솜을 꽂는다. 길을 가다 말머리에 흰 솜이 꽂힌 행렬을 보면 누구나 “약혼하러 가는 길이구나”하고 금방 알아챌 수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신랑이 도착했을 때 신부측이 흰 밀가루를 뿌리며 축복을 전하기도 한다. 새 신랑이 흰 밀가루처럼 결백하고 순수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풍습이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노루즈’

끼르기즈족에게 한해 중 가장 큰 명절은 단연 ‘노루즈’이다. 끼르기즈어로 '새해'를 뜻하는 이 날은 한족의 춘절에 버금가는 최대의 명절로, 음력 춘분 무렵에 찾아온다.

명절 아침이면 사람들은 가장 아름다운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액운을 물리치는 여러가지 행사를 가진다. 부엌에서는 밀과 보리 등 일곱가지 곡식으로 만든 특별한 밥이 끓는다. “올 한해도 오곡이 풍성하고 모든 집안의 밥상이 넉넉하기를”기원하는  바람을 담아 정성껏 짓는 밥이다. 집집마다 풍성한 명절상을 차려 이웃과 친지들을 청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저녁 무렵에 목장에서 가축들이 돌아오면 집집마다 천막 앞에 수염풀로 불을 지핀다. 온 가족이 둘러서서 사람이 먼저 불을 뛰여넘고 소와 양도 뒤따라 불을 뛰여넘는다. 지난해의 나쁜 기운은 모두 타버리고 새해에는 모든 액운을 피하며 집안이 번성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손님을 향한 뜨거운 정

끼르기즈족은 손님을 각별히 반기는 민족이다. 초면이든, 구면이든 집에 찾아오는 손님을 열정적으로 맞이하며 가장 좋은 음식을 대접한다. 손님상에 양고기를 올릴 때는 먼저 양꼬리 기름을 권하고 이어 갑골과 양머리 고기를 올리는데 특히 양머리 고기는 손님 접대에서 최상의 례우로 여겨진다. 손님은 고기를 먹기 전에 일부를 떼여내 주인집 녀성과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며 다른 음식을 먹을 때에도 그릇에 음식을 조금 남겨 주인의 접대가 풍성했음을 표시하는 것이 례의이다.

/중국국제방송


编辑:안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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