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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개봉한 영화 《오디세이》가 전세계적으로 흥행몰이를 하며 원작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고대 희랍의 시인 호메로스가 쓴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영웅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 겪는 10년의 험난한 려정을 그린다.
영화는 그 장대한 서사를 화려한 영상으로 재탄생시켰고 관객들은 감독의 연출에 이끌려 스크린 속 배우들의 표정 하나, 배경음악의 울림 하나에도 숨죽이며 2시간여의 모험에 완전히 빨려 들어간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조명이 켜질 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이 있다. 바로 ‘더 알고 싶다’는 갈증이다. 영화가 보여준 세계의 리면에는 무엇이 있을가?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가 미처 담지 못한 원작 속 이야기들은 과연 무엇일가?
영화는 원작의 한 단면일 뿐이다. 감독은 수백페지에 달하는 서사를 제한된 시간 안에 압축해야 하므로 필연적으로 생략과 변형이 일어난다. 《오디세이아》는 1만 2,110행에 이르는 서사시로 오디세우스의 모험뿐만 아니라 아들 텔레마코스의 성장, 안해 페넬로페의 지혜로운 기다림, 그리고 그리스 사회의 다양한 풍경이 담겨있다. 그러나 172분으로 압축된 영화는 그 모든 에피소드를 다 담을 수 없으며 인물들의 내면은 단축되고 일부 중요한 부차적 줄거리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영화가 원작의 ‘해석’이라면 책은 원작 그 자체의 ‘전체’인 셈이다. 때문에 원작 책을 펼치면 영화에서 미처 만나지 못한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영화에서는 단역으로 지나갔지만 책에서는 자신만의 목소리와 사연을 가지고 이야기를 풍요롭게 만든다. 영화가 건너 뛴 세부들이 페지마다 촘촘히 채워져있다.
특히 인물의 내면 심리는 책이 가장 빛나는 령역이다. 영화는 배우의 표정과 행동으로 감정을 전달하지만 책은 그 인물의 생각을 직접 들려준다. “그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가?”라는 의문이 책에서는 수십페지에 걸친 내적 독백으로 명쾌하게 해소될 때도 있다.
또한 원작의 문장들은 영화가 전달할 수 없는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의 독특한 문체, 웅장한 비유, 여운을 남기는 문장들은 영상으로는 재현하기 어려운 미학을 가지고 있다. 때로는 하나의 문장 단락이 영화의 한 장면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독자는 자신의 상상력으로 세계를 재구성하며 작가가 의도한 분위기를 더욱 깊이 체험할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영화가 원작에 대한 ‘첫인상’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고전을 낯설어 하지만, 영화는 그 낯설음을 익숙한 얼굴과 풍경으로 감싸준다. 배우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익숙한 배경음악이 귀가에 맴돌고... 영화의 이미지가 머리속에 각인된 상태에서 책을 읽으면 그 이미지는 오히려 상상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영화가 만들어낸 틀 안에서 책은 더욱 풍부한 색채로 채워지는 것이다. 고전이 어렵다고 주저하던 사람들도 《오디세이》를 본 후 원작을 펼쳐볼 용기를 가지는 것처럼 말이다. 《오디세이아》를 찾는 이들은 더 이상 고대 희랍 서사시의 높은 벽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다. 영화 속 이미지들은 이제 책을 읽는 동안 든든한 길잡이가 되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원작이 영화보다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때로는 영화가 원작을 뛰여넘는 예술적 완성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책은 영화가 미처 담지 못한 깊이와 너비를 가지고 있다. 영화가 보여준 세계에 매료되였다면 그 세계가 얼마나 더 광대하고 정교한지 알아보기 위해 책으로의 려행을 떠날 것을 권한다. 영화가 주는 순간의 감동이 있다면 책은 그 감동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하는 힘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스크린을 떠나 책장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을 것이다. 그 발걸음이 옳았음을, 그들은 책을 덮는 순간 알게 될 것이다.
编辑:안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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