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로인의 선행
이른 아침 활동구역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박철 로인.
연길시 연북교 아래의 작은 문체활동 공간, 수십명의 로인들이 저마다 색다른 활동을 즐기는 이곳에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주위 환경 청결을 책임지고 있는 박철 로인(66세)이 있다.
21일, 이 활동구역에서 이른아침부터 비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고 있는 박철 로인을 볼 수 있었다. 운동복 차림에 모자를 눌러쓰고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박로인은 여러 로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한편 자기만의 ‘임무’를 묵묵히 해나가고 있었다.
“매일 나와 먼저 보관함에서 장기, 책상, 걸상 등을 꺼내 배치해놓고 주위를 청소합니다. 수십명의 로인들이 사용하는 공간이자 주민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장소라 쓰레기가 제법 많습니다.”
이날 곳곳을 누비며 모서리까지 구석구석 청소를 하는 박로인의 모습에서 그의 꼼꼼한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문구, 바드민톤, 태극권, 광장무 등 다채로운 활동이 진행되는 이곳에서 박로인의 특기는 장기두기이다. 올해로 3년째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철 로인은 워낙 장기에 애착이 많아 로인 친구들을 무어 장기협회까지 만들었으며 현재 회장직을 도맡고 해마다 이곳에서 장기경기를 조직하고 있다고 한다.
“시합 전 돈을 모아 상품도 사고 제가 현장 질서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몇년째 이어오고 있는 경기인데 수십명의 로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뿌듯할 따름입니다.” 박로인이 자신있게 설명했다.
장기협회 일원인 한택훈 로인이 “박로인은 협회 회장으로서 책임감이 엄청 강한 사람입니다. 몇달 전 폭우로 인해 여러 장기 시설들이 떠밀려갔는데 박로인이 나서서 돈을 모아 새로 갖추어놓고 어지럽혀진 이곳을 말끔히 청소해놓았습니다. ”라며 칭찬에 나섰다.
“박로인 덕분에 깨끗해진 이곳을 보면 저희들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나와 청소를 하는 모습을 보면 어찌 저리도 부지런할가 하는 생각이 들군 합니다.” 옆에서 태극권을 하고 있던 장로인이 부언했다.
이곳에 나와 활동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60세 이상의 퇴직한 로인이며 독거로인들 또한 많다고 한다.
“어떤 로인들은 점심시간에도 자리를 지키며 운동에 열중하는가 하면 딱히 활동을 하지 않아도 구경을 하거나 담소를 나누러 오는 로인들도 많습니다.”
젊었을 적에 개인 식당업을 했던 박로인은 당시 취미 시간을 보낼 틈이 없이 바빴다고 한다. 현재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여유로운 만년을 보내고 있다는 박로인은 소소한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다고 한다.
“이곳은 로인들에게 쉼터이자 무엇보다도 황혼을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모든 로인들이 조금 더 청결된 환경에서 취미생활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에서 매일 청소를 합니다.” 박로인이 웃음을 지으며 담담히 말했다.
글·사진 김혜령 기자/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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