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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주부에서 라스베이거스 주역이 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5월21일 11시23분    조회:2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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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스베이거스 호텔리어 최윤정 이사: 평범한 주부에서 라스베이거스 주역이 되다

라스베이거스 호텔리어 최윤정 이사:  평범한 주부에서 라스베이거스 주역이 되다

아네스 안: 5년 전 그녀를 처음 만난 그 날이 떠오릅니다. 라스베이거스 공항에 도착하니, 최윤정 이사님은 리무진 운전기사와 함께 ‘Welcome to Vegas’라는 팻말을 들고 저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그동안 라스베이거스를 여러 번 가보았지만, 그녀가 보여주는 그곳은 제가 그동안 경험했던 라스베이거스와는 다른 세계였습니다.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리무진을 타고 도시를 누비고, VVIP 고객만이 이용할 수 있는 호텔과 전용기까지. 한동안 그 화려함에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죠. 세계 최고의 관광지인 이곳에서 시저스 엔터테인먼트그룹의 마케팅 이사이자 카지노 호스트로 활약하고 있는 최윤정 이사님의 스토리 이제 시작합니다.

너무나 눈부신 도시~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뛰게 하는 도시,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는 이제 더는 갬블러들만을 위한 도시가 아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도시로, 전 세계 최고의 쇼를 관람할 수 있고, 세계 최고의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세계 최고의 호텔들을 즐길 수 있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관광지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고, 직장 경력도 없는 평범한 주부였던 그녀.

그녀는 10년 전, UNLV (University of Nevada Las Vegas) 호텔경영학을 전공하는 남편을 따라 미국에 왔다.

“나름의 기대에 부풀어 왔는데, 이곳은 차 없인 돌아다니기 힘든 곳이잖아요. 파 한 단, 두부 한모 사지 못하고 집에서 남편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제 모습이 그땐 진짜 처량했어요. 과연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어릴 적부터 호텔리어란 직업을 동경했었기에 저 역시 UNLV 호텔경영 & MBA 대학원 과정을 공부해야겠다 결심했지만 연세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저로선 호텔전공 대학원에 바로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되지 않았죠. 하지만 1년의 서비스업 경력이 있으면 지원할 자격이 생긴다 해서, 일자리를 구하기 시작했어요. 백화점 세일즈나 웨이트레스 등 뭐든 할 각오가 되어있었지만, 기왕이면 호텔에서의 경력을 쌓고 싶었죠.”

그녀는 일단 여러 호텔에 지원서를 냈다고 한다. 유명 호텔은 꿈도 못 꾸고 동네 주민을 주 고객으로 하는 작은 호텔 위주로만 넣었는데, 어느 한 곳도 연락 오는 곳이 없었다. 호텔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쉽지 않을 것이란 걸 예상했지만 면접조차 보러 오라는 곳이 없이 한동안 크게 낙담했다. 홀로 길거리를 걸어 다니고 있었는데, 무심코 고개를 들어 본 호텔이 해라스(Harrah’s)란 호텔이었다. 마치 무엇에 이끌리듯 호텔에 들어간 그녀는 인사과를 찾았다.

“어디서 갑자기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모르는데, 사전약속도 없이 무작정 찾아간 거죠. 막상 인사과 문 앞에 서니, 진짜 떨리더라고요. 거절당하면 ‘또 볼 사람도 아닌데, 그냥 뒤돌아 나오자’ 생각하고 인사과 리셉션 직원에게 호텔 일을 구하고 있는데, 적성검사를 보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직원이 그녀를 한번 쳐다보더니 별다른 말없이 적성검사 시험지를 건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 자리에서 얼떨결에 바로 적성 검사 시험을 보게 되었다. 호텔 직업은 서비스업종인 만큼 그 사람의 적성에 맞는지를 최우선으로 본다고 한다. 결과는 그 자리에서 바로 나오는 테스트인데, 그녀의 결과는 호텔 직원 적성으로 최고점이 나왔다고 한다. 직원은 그녀에게 곧바로 수학시험과 타이핑 시험을 보게 해주었고, 그녀는 그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것도 시험 시간도 많이 남긴 채 답안지를 제출했는데, 간단한 산수조차 계산기를 두드리는 미국에서 한국인의 암산 실력과 컴퓨터 타이핑 실력은 가히 놀라웠다.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 직원은 너무 놀라 곧바로 프런트 담당자에게 연락했고, 여기 깜짝 놀랄 후보자가 있다며 인터뷰를 보라고 추천했다.

“생각지 못했던 면접이라 아무런 준비가 안 되어 있었죠. 하지만 이러한 기회는 또다시 올 것 같지 않아 최대한 침착하게 제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주려 노력했고, 마침내 프론트 데스크 직원으로 채용되었어요.” (미국에서 일을 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요? 왜 호텔산업이었나요? 리버피닉스 님의 질문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호텔리어가 되다

호텔리어가 되려면 아무리 일류 대학을 나왔어도, 영어를 완벽히 구사해도 결국 처음에는 웨이트레스, 발레파킹, 벨보이, 프런트 데스크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손님이 호텔에 들어서 처음으로 대면하는 사람이다. 즉, 그 호텔의 첫 얼굴과 마지막 얼굴이 프런트 직원이다. 또 동시에 호텔 어느 곳에서 생긴 컴플레인도 다 처리, 해결해야 하는 부서이다. 이런 프런트 데스크에서 가장 필요한 자질은 손님에 대한 친절함이다.

최윤정 그녀는 누구보다 자신의 취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네이티브 영어를 구사하고 호텔 경영학을 전공한 동료들과 경쟁을 하기엔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프런트 일은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어도, 혹은 앞의 손님이 노발대발 욕을 했어도 티를 내서도 다음 손님과 연결해서도 안돼요. 무슨 일이 있든 곧바로 다시 웃는 얼굴로 다음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데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전 제 부족한 스펙을 ‘친절함’이라는 무기로 무장하기로 했어요. 하루 몇백 명이 넘는 손님들에게 누구보다 더 친절하게 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눴어요.”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한 프런트 직원이 체크인하려는 손님에게 의무적으로 ‘How are you?’를 묻고는 손님의 대답에는 귀 기울이지 않은 채 컴퓨터를 두들겼다. 손님의 말이 끝나자 직원은 또 의무적으로 ‘That’s great!’를 외쳤다. 그런데 사실 손님은 ‘얼마 전 아내를 잃고 홀로 여행을 왔다.’고 대답을 한 것이었다. 그런 손님에게 ‘잘됐네요’라는 말을 한 것이다. 손님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고, 기분이 상한 손님은 호텔 예약을 취소하겠다며 화를 냈다. 최윤정 그녀는 실수한 직원을 대신해 손님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며 손님의 불평을 아무 말 없이 끝까지 들어주었고, 손님이 호텔을 떠날 때까지 신경 써 주었다. 결국 손님은 화난 마음을 풀었고, 그 후 매번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올 때마다 고마운 마음에 그녀를 찾는다고 한다.

그녀는 손님들을 한결같이 반기는 자세로 일했고, 무엇보다 일 처리가 신속 정확해 다른 직원들이 1명 체크인 수속을 할 동안 그녀는 3~4명 체크인 절차를 밟았다. 그를 지켜보던 직원들은 심지어 호텔 로비에 그녀의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하기까지 했다.

그녀는 프런트에서 일하는 동안 여러 번 ‘이달의 직원상’을 받았고, Service Derby (손님이 서비스 전반에 대해 평가를 주는 시스템)에서 여러 차례 1등을 하는 등 가장 능력 있는 직원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호텔의 부사장까지도 신입사원인 그녀를 알고 있을 정도였다. 그녀는 프런트 업무를 담당하면서 프런트 트레이닝 일부터 게스트 서비스 매니지먼트까지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려 노력했다.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그 행동들이 자연스레 다른 사람의 눈에 띄게 되어 있다. 그녀를 눈여겨본 베네시안 호텔의 카지노 마케팅팀장이 그녀를 호텔 마케팅 부서로 전격 스카우트했다. 호텔에서 일을 시작한 지 1년 반만의 일이다. 그리고 또 그곳에서 5개월 만에 그녀는 베네시안 카지노 호스트 타이틀을 달게 되었다. 그녀는 그렇게 점차 전문가 못지않은 호텔 지식을 겸비한 호텔리어의 면모를 갖춰갔다. (호텔업계에서 지금의 자리에 가기까지 어떤 직책을 거치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Michelle 님과 Lyuna 님의 질문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질의응답
질문
지금도 미국에서 호텔리어로 취업하는 데 비전공자나 국내 대학학위만으로 차별 없이 취업할 수 있을까요? (장현아 님, 하이킥홀릭 님, babybemine님, Jinny 님의 질문)
답변

미국 호텔에 취업하는데 꼭 호텔전공자나 학사학위를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제가 처음 해라스 호텔에 입사하여 매우 놀랐던 점이 우리 신입사원들을 교육하는 트레이닝 매니저가 저보다도 어린 20대 초반의 필리핀 여성이었는데, 고졸이었어요. 저는 매니저 정도 하려면 호텔 전공자는 되어야 가능한 줄 알았던 거죠. 그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맨 밑바닥부터 시작해 뛰어난 실력으로 2, 3년 만에 매니저로 승진되었고, 그 후로 또 본사 인사과 매니저로 승진했어요.

특별한 학력이나 특기사항이 물론 도움은 되겠지만 필수조건은 아니에요. 하지만 미국에서 일하려면 기본적으로 노동허가증이 있어야 해서 비자 문제도 고려해야 하죠.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와서 무보수 인턴 경험을 하면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수도 있고, 아니면 국내에서 미국계 호텔에서 일하면서 미국으로 트랜스퍼 하는 방법도 있어요.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마케팅 이사 겸 카지노 호스트가 된 그녀의 스토리는 다음 주 월요일에 계속됩니다.

아네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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