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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편지봉투 꺼내 보이며 "오바마, 멋진 편지 남겨줘 고맙다"
백악관 참모들에게 "우리 자신 아닌 국민에게 봉사하고자 있는 것"
펜스 "우리는 8년 동안 훌륭한 일 해낼 것"…벌써 2기 집권 염두?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8년간 머물렀던 백악관을 떠나면서 자신의 후임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 한 통을 남겼다.
역대 대통령이 후임자에게 성공을 바라는 덕담 메시지와 당부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남기는 오랜 전통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 참모 취임 행사 연설에 앞서 양복 상의 왼쪽 안주머니에서 흰색 편지 한 통을 꺼내 보이면서 "방금 집무실에 갔었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남긴 이 아름다운 편지를 발견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그렇게 해 줘 고맙다. 이 편지를 소중히 잘 간직할 것"이라면서 "이 편지에 어떤 것이 담겼는지 심지어 언론에도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취임식장의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오바마 편지' 꺼내 든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남긴 편지를 꺼내 보이고 있다. 마이클 펜스 부통령이 곁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편지내용을 언론에도 공개하지 않겠다는 언급은 일종의 농담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이날은 구체적인 편지내용을 소개하지 않았다.
이처럼 당적을 초월해 후임 대통령에게 편지를 남기는 것은 오랜 관행으로,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에게, 부시 전 대통령은 다시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각각 편지를 남겼다.
이중 아버지 부시가 클린턴 전 대통령에 남긴 편지가 가장 품격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버지 부시는 당시 '빌에게'(DearBill)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당신이 이곳에서 행복하기를 빈다. 나는 일부 대통령들이 묘사한 것과 같은 외로움을 한 번도 느끼지 않았다"며 글을 이어갔다.
그는 "매우 힘든 시간도 있을 것이다. 당신이 공정하지 않다고 여길지도 모르는 비판 때문에 더욱 어려울 것"이라면서 "나는 조언에 능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러한 비판자들 때문에 낙담하거나 항로를 벗어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당신이 이곳에서 엄청난 행복을 느끼고, 당신의 가족들이 모두 잘 지내기를 바란다"면서 "당신의 성공이 곧 우리나라의 성공이며 난 당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켈리엔 콘웨이 수석고문,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수석고문, 숀 스파이서 대변인 등 핵심 참모 30명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행한 연설에서 사익이 아닌 공익을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
백악관 고위 참모들 앞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 참모들 취임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들은 매우 중요하다. 당신들의 자리는 당에 관한 것도 이데올로기에 관한 것도 아니다"면서 "바로 나라에 관한 것이다. 미국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고 역설했다.
또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돕기 위해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참전용사, 실업자, 군인, 범죄 희생자, 젊은이 등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의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는 도전에 직면하겠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에 대한 믿음을 통해 우리는 일을 해낼 수 있다"면서 "우리는 역사에서 지금 이 순간이 충분히 가치 있음을 입증할 것이다. 위대한 역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봉사 정신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향후 8년 동안 훌륭한 일들을 해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의 8년 언급은 사실상 트럼프 정부 2기 집권까지 염두에 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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