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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검찰 “캘리포니아-뉴욕 살면서 플로리다에 유권자 거주지 신고” WP “소득세 안내려고 거짓 등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사진)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플로리다 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 보도했다. 배넌은 소득세를 내지 않기 위해 실제로 살지 않는 곳에 유권자 등록 신청을 해서 주 법규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13년 배넌과 그의 세 번째 아내였던 다이앤 클로시는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한 주택을 임차했다. 이듬해인 2014년 배넌은 플로리다 유권자로 등록했고, 마이애미 주소를 법률상 거주지로 신고했다.
하지만 정작 그 이웃 주민들은 그를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오랜 기간 이 동네 토박이로 살았던 바버라 포프는 “만일 그가 여기에 살았다면 그를 알아봤을 것”이라며 “그는 이곳에 살지 않았다”고 WP에 밝혔다. 또 다른 이웃 스티븐 채스테인도 “그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당시 배넌은 캘리포니아 주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로스앤젤레스와 오렌지카운티에 각각 집을 소유하고 있었던 그는 2012년 이곳에서 부재자 투표를 한 적도 있고, 운전면허증도 갱신했다. 또 워싱턴과 뉴욕을 오가며 방송인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대선에선 뉴욕에서 투표를 했다.
실거주지와 다르게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를 법률상 거주지로 신고한 것은 소득회피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WP는 보도했다. 주법에 따라 캘리포니아의 소득세율은 12%가 넘지만 플로리다 주는 소득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극우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 바트’ 대표로 연봉 75만 달러(약 8억7000만 원)를 받는 등 한 해 수입이 100만 달러(약 11억6000만 원) 이상이던 배넌이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거주지를 거짓 등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마이애미 주택에 실제로 살았던 사람은 전처 클로시뿐이었다. 그는 마약중독에 빠져 여러 차례 소란을 피우고, 경찰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이웃 사람들은 클로시가 그 집에 산다는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배넌은 4900달러(약 568만4000원)에 이르는 월세는 대납했지만 실제로 거주하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유권자 등록 신청을 할 때 거짓 정보를 제공한 사람은 플로리다 주 법에 따라 최고 5년형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초범의 경우엔 대부분 보호관찰 처분이 내려진다. 배넌은 이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결혼 3번, 이혼 3번을 한 배넌은 대통령 선거 캠페인 기간에도 가정폭력 전력이 알려져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그는 1996년 부인을 때린 뒤 이를 발설하지 말도록 강요한 혐의로 캘리포니아 주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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