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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비핵화 협상] 문재인 대통령과 만날 때는 ‘2명’,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는 ‘3명(통역 제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렇게 남북, 북-중 정상회담 배석자를 극도로 제한하며 ‘농밀한 대화’를 택했다. 이번 달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 ‘비핵화 테이블’의 의자 수도 최소한으로 예상된다.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측근만 대동한 채 상대방 의중 탐색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첫 북-미 정상회담장에 나서는 ‘TEAM 트럼프’ vs ‘TEAM 김정은’의 면면을 예상해 본다.
○ 북-미 수행단 구성 놓고도 전략싸움 할 듯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사실상 회담 테이블 자리를 ‘예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폼페이오(당시 미 중앙정보국장)의 평양 방문을 공개하며 그가 ‘수석대표’임을 예고했다. 카운터파트는 김영철이 유력하다. 그는 올해 북한의 정상회담장을 모두 지킨 유일한 인사. 3월 북-중 정상회담에선 리수용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과 김정은을 지켰다.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에선 김여정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김정은 옆에 앉았다.
미국통인 리수용, 리용호도 배석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달 중국, 러시아를 다녀온 리용호는 중-러의 입장을 대신 전달하며 즉각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유엔에서 트럼프가 “북한을 궤멸시킬 수 있다”고 하자 “태평양에서 수소폭탄을 터뜨릴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진영에선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들과 맞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볼턴은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최근에도 ‘선 비핵화, 후 보상’을 담은 리비아식 해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석자는 제한되지만 수행원들은 대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북-중, 남북 회담보다 ‘흥행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엔 북-미 정상의 인식이 같다. 남북 회담에서 우리가 수행원 6명을 공개한 뒤, 북측이 9명을 내세우자 우리가 급히 9명을 채우며 수를 맞춘 적이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당시 오전 정상회담에 배석하지 못한 수행원들끼리 회담을 할 생각이었으나 북측 수행원이 모두 북쪽으로 넘어가 버렸다”며 당황스러웠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 북-미 회담의 또 다른 키 맨은 므누신과 매티스
이와 함께 북-미 회담의 ‘풍향계’는 전통적인 정상회담 라인인 국무·백악관이 아니라 경제·국방 쪽 인사 참여로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북제재의 선봉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참석 여부가 중요해 보인다. 대북제재 방침은 백악관이 발표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은 대부분 재무부가 쥐고 있기 때문. 므누신이 회담에 동행하거나 배석한다면 트럼프가 사전에 김정은의 실질적 비핵화 의지를 상당 부분 확인해 대북제재 완화 또는 경제 보상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이 체제 보장인 만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참여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정부 관계자는 “미 국방, 재무까지 참여한다면 북한의 보다 적극적인 결단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정은 북-미 회담에서도 김정은의 의전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사실상 ‘비서실장’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행사 의전’을 담당하는 선전선동부 고유 역할에 충실했다는 해석도 있다.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이번에도 김정은 남매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에선 김여정에 맞서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인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나설 수도 있지만 최근 트럼프를 가리켜 ‘멍청이’라고 한 것 때문에 보훈장관으로 좌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등 불화설도 나오고 있다. 이방카 트럼프의 평창 올림픽 방문 때 동행했던 백악관의 또 다른 젊은 실세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회담장에 동행해 북-미가 치열한 선전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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