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정은 조선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조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서명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흑룡강신문=하얼빈) 70년간 적대시하던 조선과 미국의 최고 지도자가 사상 처음으로 12일 싱가포르에서 회담하고 공동 합의문에 서명했다. 조선의 비핵화에 대한 합의 내용에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이라는 표현이 빠져 외신들에는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판문점 선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못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럼에도 전례도, 각본도 없었던 협상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것이 외신들 평가이다. 중국과 일본 등은 "력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반도 비핵화가 이제 시작됐다는 신중한 립장을 보였다.
◇CNN "궁극적으로 김정은이 승리…미국 대통령과 같은 등급에 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조선 국무위원장은 이날 회담을 진행하고 새로운 조미 관계 구축, 조선반도 영구적 평화 구축에 노력, 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판문점 선언' 재확인, 한국전쟁 전쟁포로(POW)·전장실종자(MIA) 유해 송환 등 4가지 항목에 합의했다.
외신들은 이번 합의에서 조선이 완전한 비핵화는 약속했지만 그동안 미국이 주장하던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완전한 비핵화(CVID)에서 '검증'과 '불가역'이라는 말은 빠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CNN은 "(이번 합의문에 포함된 조선의 비핵화 약속이)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판문점 선언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궁극적으로 미국 대통령과 같은 등급으로 올라선 김정은의 승리"라고 전했다.
AFP통신은 이번 합의문을 보면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재확인했지만 그동안 미국이 계속 주장하던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완전한 비핵화(CVID)'라는 표현은 들어가지 않았다며 다만 더 모호한 약속을 되풀이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조미정상회담에) 상징만 있고 내용이 없었다"며 "력사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회담에 대해 "(조미정상회담은) 그야말로 각본 없는 협상"이라며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 할 상황 반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CNN에 "이번 조미 정상회담이 량국 정상의 지속적인 교류와 조선반도 긴장 완화로 이어진다면 성공적이였다고 여겨질 것"이라며 "만약 한국에 대한 위협을 줄이고 조선의 인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면 이는 결국 조선 핵의 제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새로운 력사" 높이 평가…일본 "경계심 풀어선 안돼"
조미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은 "력사적 사건"이라며 높게 평가했다. 다만 각국 상황에 따라 반응이 엇갈렸다.
중국 언론들은 조미 정상회담에 대해 "새로운 력사"라며 환영과 지지의 뜻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북경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미 량국은 반세기 이상 서로 대립하고 반목해왔다"면서 "오늘 량국 최고 지도자가 한자리에 않아 평등한 대화를 나눈 것 자체가 새로운 력사를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이에 대해 당연히 환영과 지지를 보낸다"면서 "이는 중국이 지속적으로 기대하고 노력해온 목표"라고 덧붙였다.
반면 일본은 경계심을 풀면 안된다는 립장을 내놨다. 이날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조선은 아직 아무 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중요한 것은 비핵화를 어떻게 리행하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이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을 페기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조선의 과거 행동으로 미뤄 봤을 때 구체적인 행동을 리행하기 전까지는 결코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정말 력사적인 사건"이라며 "조선을 둘러싼 수많은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희망의 아침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과 조선 리더간의 회담 결과만으로 반도 내 긴장이 바로 해결될 것이라 단언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지금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며 추가적인 도발이나 상호 비난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속도가 아닌 결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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