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서 30~40대의 젊은 국가 정상(頂上)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달 들어 2일 스페인에서 46세의 페드로 산체스가 총리에 취임했고, 17일 콜롬비아에서 42세 이반 두케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4월엔 코스타리카에서 만 38세의 카를로스 알바라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젊은 정치 리더십'은 2~3년 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뚜렷한 흐름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5년 캐나다에서 43세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나온 데 이어, 지난해 프랑스에선 39세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뉴질랜드에서 37세의 저신다 아던 총리, 오스트리아에서 31세의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까지 나오며 '최연소 정상 기록'을 쉴 틈 없이 갈아치웠다.
유엔 회원국 기준으로 민주 선거로 선출된 현직 국가수반 중 30~40대는 2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부탄 등의 세습 후계자를 제외한 수치다. 민주주의 체제가 안정된 유럽에서 이 흐름이 뚜렷하다. 현재 유럽연합(EU) 28개국 정상의 평균 연령은 역대 최저인 50세다. 세계 정상들의 평균 연령인 62세보다 12세나 낮다. 유럽 정상들의 평균 연령은 2008년 55세에서 10년 사이 5세 낮아졌다.
30~40대 정상을 둔 21개국 중에서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나라가 17개국으로 절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리를 일종의 간접선거로 뽑는 내각제에선 젊은 지도자의 집권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요인은 세계 정치 지형의 변동이다. 경제난과 청년 실업, 난민, 환경 문제 등 생활형 이슈가 정치판을 좌우하면서 이념의 틀을 벗어나 유권자와 실시간 소통하고 디지털미디어를 통한 이미지 연출에 능한 젊은 정치인이 각광받는다고 서구 학계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정상을 배출하는 대표적 기관인 각국 국회의원의 평균 연령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국제의회연맹(IPU)에 따르면 2016년 기준 40세 미만 의원의 비율은 유럽이 20.8%, 북미 9.7%, 동아시아 6.4%였고 이는 전년도보다 2~3%포인트씩 증가한 수치다.
한국은 이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 40세 미만 의원 비율이 19대 국회에서 2.3%에서 2016년 총선 이후 1% 미만(2명)으로 낮아졌다. 현재 20대 국회의원의 평균 연령은 55.5세로 역대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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