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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당한 조브네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뉴스1 제공
혼돈의 아이티 7일 중무장한 아이티 경찰들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대통령 사저 주변을 순찰하는 도중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벽화 옆에 서 있다. 모이즈 대통령은 이날 오전 1시 사저에서 외국 용병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쏜 총에 맞고 숨졌다. AP 연합뉴스
모이즈, 사저서 괴한에 피살
용의자 2명 구금… 동기 조사
암살범 “美 마약 단속국 작업”
범행당시 ‘미국식 영어’ 논란
美 당국은 개입의혹 극구부인
총격당한 영부인 美 긴급이송
7일 카리브해 섬나라이자 세계 최빈국의 하나인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곽 고급주택가에서 발생한 조브넬 모이즈(53) 대통령 암살 사건이 여전히 미스터리에 빠져 있다. 대통령 사저에서 암살범들이 빠져나가는 장면이 목격되고, 암살범 일부가 미국 억양의 영어로 “미국 마약단속국(DEA) 작업입니다. 모두 물러나세요”라고 말하는 장면까지 찍히면서 배후를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미국은 이를 부인하며 이번 암살 사건을 “극악 무도한 범죄”라고 규정한 가운데 일부 용의자가 체포되면서 이들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티 경찰은 이날 오후 현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용의자 4명을 사살했고, 2명을 체포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무장 용의자들과는 계속 대치 상태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1시 모이즈 대통령 사저에 침입해 대통령을 암살했으며, 이 과정에서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총에 맞아 미국으로 긴급 이송됐다. 경찰이 용의자 신원을 확인 중이며 아이티 안팎에서 외국 용병의 소행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클로드 조제프 임시총리는 이날 암살범들이 스페인어와 영어를 사용했다면서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이들에 의한 매우 조직적인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이티의 공용어는 프랑스어와 아이티 크레올어다. 특히 암살범들이 DEA 요원 행세를 했다는 목격이 나오면서 미국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모이즈 대통령 암살로 인구 1100만 명 중 60%가 빈곤 상태에 놓인 아이티의 정치·사회 혼란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아이티 정부는 2주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포르토프랭스의 국제공항을 폐쇄해 아이티를 오가는 항공편도 모두 취소됐다. 아이티와 국경을 맞댄 도미니카공화국은 사망소식이 전해진 직후 곧바로 육로 국경을 폐쇄했다. 바나나수출업에 종사한 사업가 출신으로 ‘바나나맨’으로 불렸던 모이즈 대통령은 2015년 대선 1차 투표 1위를 차지했으나 무효 논란 끝에 다시 대선을 치러 55% 득표율로 당선됐으며 2017년 2월 취임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사회불안이 커지면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고, 야권은 전임자 임기가 끝난 2016년부터 계산해 지난 2월 모이즈 대통령의 5년 임기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퇴진 요구가 거세지자 모이즈 대통령은 정권 전복을 이유로 구체적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대법관 등 야권 인사들을 무더기 체포했다.
국제사회도 갑작스러운 대통령 피살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극악무도한 행위를 규탄한다. 아이티 국민에게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혐오스러운 행위”라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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