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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물 없이 물질 합성…신약개발 등에 널리 활용
미국 2명·덴마크 1명 공동수상…샤플리스는 두번째 화학상 영예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김동호 기자 = 올해 노벨상 화학상 수상자로 분자 구성단위들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결합시켜 암 치료제 같은 신약 등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합성 기술을 개발한 캐럴린 R. 버토지(56·미국), 모르텐 멜달(68·덴마크), K.배리 샤플리스(81·미국) 등 3명이 선정됐다.
2022 노벨 화학상 수상자 발표하는 노벨 위원회
(스톡홀름 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웨덴 왕립 과학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벨 위원회가 2022 노벨 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노벨 화학상은 화학의 기능적 역할을 위해 초석을 놓았다고 평가받는 미국과 덴마크의 화학자 3명에게 시상됐다. 화면 왼쪽부터 캐럴린 R. 버토지, K. 배리 샤플리스(이상 미국) 모텐 P. 멜달(덴마크). 2022.10.05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들 세 과학자가 '클릭화학(clickchemistry)'과 '생체직교 반응'(bioorthogonalreactions)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노벨 화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의 샤플리스 교수와 덴마크 코펜하겐대 멜달 교수가 분자 구성단위들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는 기능적 화학인 '클릭 화학'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노벨 화학상 두 차례 받은 배리 샤플리스
(라호야 AFP=연합뉴스) 노벨 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미국의 K. 배리 샤플리스 박사(81) 등 3명을 2022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샤플리스 박사는 2001년 특수구조 화합물 합성법을 개발한 업적으로 이미 한 차례 노벨 화학상을 받은 바 있다. 사진은 2001년 10월 10일 노벨 화학상을 받은 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라호야의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기자들과 동료들을 상대로 발언하는 샤플리스 박사의 모습. [자료사진] 2022.10.05
샤플리스 교수는 2000년께 원치 않는 부산물이 생성되는 것을 막으면서 빠르게 원하는 물질을 합성할 수 있는 '클릭화학'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후 샤플리스 교수와 멜달 교수는 각각 독자적으로 클릭화학의 최고 성과로 꼽히는 '구리 촉매 아지드-알킨 고리 첨가 반응'(thecoppercatalyzedazide-alkynecycloaddition)을 개발했다. 이 반응은 현재 신약 개발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이어 미국 스탠퍼드대 버토지 교수는 클릭 화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고 이 반응을 미생물 같은 살아있는 생명체 내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버토지 교수는 살아 있는 생물체 내에서 세포의 정상적인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클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생체직교반응'을 개발했다.
2022 노벨 화학상 수상자 캐럴린 버토지
(스톡홀름 AFP=연합뉴스) 노벨 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2022 노벨 화학상 수상자는 미국의 캐럴린 R. 버토지(오른쪽)라고 발표됐다. 사진은 2020년 3월 10일 벨기에 브뤼셀의 브뤼셀 왕궁에서 필리프 벨기에 국왕으로부터 솔베이 상을 받은 버토지의 모습. [자료사진] 2022.10.05
화학자들은 오랫동안 더 복잡하고 특별한 기능을 가진 새로운 화학물질을 합성하기 위해 새로운 화학반응들을 연구해왔다. 이런 반응은 신약 개발 등에 특히 중요하지만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세 과학자가 발전시킨 클릭과학과 생체직교반응을 이용하면 특정 기능을 가진 분자 구성단위들을 더 쉽게 결합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암 치료제처럼 특정 목적을 가진 신물질을 합성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요한 외크비스트 노벨화학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화학상 수상 업적은 지나치게 복잡한 물질이 아니라 쉽고 간단한 물질을 이용해 신물질을 합성하는 기술에 대한 것"이라며 "(이를 이용하면) 특정 기능을 가진 분자들을 단순한 경로를 통해 합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는 현재 이들의 연구성과는 전 세계적으로 세포를 탐구하고 생물학적 과정을 추적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면서 과학자들은 생물직교반응을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표적 암 치료제 효과를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클릭 화학과 생체직교반응은 화학을 기능주의 시대로 이끌었으며 이는 인류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능주의 시대로 접어든 화학
캐럴린 R. 버토지(56. 미국), 모르텐 멜달(68. 덴마크), K.배리 샤플리스(81. 미국) 등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 3명이 개발한 '클릭화학'과 '생체직교반응'을 묘사한 그래픽.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로써 노벨 화학상은 지난해에 이어 화학합성과 반응 연구에 주어지게 됐다. 지난해에는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이라고 하는, 분자를 만드는 정밀한 도구를 개발한 베냐민 리스트(독일)와 데이비드 맥밀런(미국)이 수상했다.
특히 샤플리스 교수는 이번 수상으로 두번째 화학상을 받은 영광을 안았고 역대 5번째로 노벨상을 두 번 받는 과학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
그는 2001년 각종 의약물질 등 특수한 구조를 가진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는 광학활성 촉매와 그 반응법을 개발한 공로로 윌리엄 S. 놀즈(미국), 노요리 료지(일본) 교수와 함께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바 있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화학상에 이어 6일 문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앞서 3일에는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진화유전학자 스반테 페보(스웨덴)가, 4일에는 물리학상 수상자로 알랭 아스페(프랑스), 존 F. 클라우저(미국), 안톤 차일링거(오스트리아) 등 3명이 각각 선정된 바 있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이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이번 화학상 수상자 3명은 노벨상 증서 및 메달과 함께 1천만 크로나(약 13억원)의 상금을 3분의 1씩 나눠 받는다.
올해 시상식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상식이 축소되거나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던 2020년과 2021년 수상자까지 이번에 함께 자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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