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엄마, 나도 데리고 가줘요. 네?"
나는 애절한 눈으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안돼. 숙제를 다 해야 만이 광장에 나갈 수 있어."
어머니는 무정하게 한마디 하시고는 세살 난 남동생의 손목을 잡고 광장으로 놀러나가셨다.
(나도 너무너무 가고 싶은데.)
여름의 저녁광장은 아주 재미나는 곳이다. 어린이들의 놀이터도 있고 운동기재들도 있으며 광장무도 구경할 수 있다. 어찌 이뿐이겠는가? 내가 즐겨먹는 하얀 솜사탕, 양고기뀀, 구운 옥수수… 생각만 해도 군침이 스르르 돈다.
(이제 수학문제 몇개만 남았으니 빨리 완성하고 광장에 나가야지.)
이렇게 생각하며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숙제를 계속했다.
(아싸, 마지막 한문제만 남았네.)
마지막 부가문제는 어찌나 어려운지 좀처럼 풀 수 없었다. 나는 머리를 극적거리기도 하고 량미간을 찌프리기도 하며 모진 애를 썼지만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화가 잔뜩 동한 나는 연필끝을 물어뜯기 시작하였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 맛인가? 입안에서 이상한 맛이 났다. 손으로 혀를 만져보았더니 입안에서 파란색 피가 흐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너무 놀란 나는 바늘방석에라도 앉은 것처럼 펄쩍 일어나 거울을 비춰보았다. 거울 속의 나의 입술이며 이발이며 혀바닥까지 온통 파란색 피천지였다.
물로 여러번 양치질을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나 혹시 이대로 죽는 거 아닐가? 아이, 무서워!)
너무 당황해난 나는 손에 치솔과 컵을 든 채 맨발바람으로 광장을 향해 번개같이 달려갔다.
첫눈에 어머니를 발견한 나는 "엄마, 엄마! 큰일 났어요. 나 이제 죽을지도 몰라요. 이봐요. 내 입안에서 파란피가 그냥 흘러나와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엄마는 내 입안을 자세히 살펴보시더니 "어이구 이 바보야, 너 볼펜을 입으로 빨았댔지? 볼펜의 잉크약을 니가 빨아먹었어."라고 하하 웃으셨다.
"볼펜끝을 물어뜯긴 했는데…"나의 말을 듣고 어머니와 옆에 서있던 사람들도 나를 보고 모두 배를 끌어안고 깔깔 웃었다.
지금도 소학교 3학년때 잉크를 빨아먹었던 일을 생각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김상록(계동현조선족소학교 6학년)지도교원: 신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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