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노인①]노인자살률 OECD 1위, 2명중 1명 빈곤
[편집자 주] 대한민국 노인은 고달프다. 노인인구 2명 중 1명은 빈곤에 시달린다. 자살률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높다. 가족까지 기억 못 하는 치매의 위험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개미처럼 일하고 허리띠를 졸라매 한국 경제를 일으킨 주인공들이지만 사회적 지표는 우울하기만 하다. 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대한민국은 오는 2050년 인구 10명 중 4명이 노인인구가 된다. '제20회 노인의 날'을 맞아 한국 노인들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오서윤(79) 씨의 사진작품 '인생은 그렇게 끝이 난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 News1
2018년 고령사회 진입 직면…홀로 사는 노인 부담 증가
신체적 정신적 건강 관리 필요성 대두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점차 여유로워진 생활 환경과 의료 분야의 발달로 기대 수명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늘어나는 노인인구의 증가는 주요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빛이 커지면 그만큼 그림자도 짙다. 2016년 한국에서 건강한 노년의 삶은 아직 멀기만 하다.
2015년 통계청 사회지표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65세 이상 노인만 지난해 기준 662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 13.1%를 차지하고 있다. 노인 인구가 전체의 14%가 넘어서면 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보는데 한국은 2018년 진입이 예상된다.
세계 주요 국가와 비교하면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다. 한국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이행하는 데 18년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앞서 프랑스는 115년, 이탈리아 61년, 미국 73년, 일본 24년이 걸렸다. 이 속도라면 한국은 2026년 초고령사회에 도달한다.
그럼에도 정작 국내 노인의 삶의 질은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노인 일자리와 소득, 건강 등에서 전체적인 삶의 조화가 붕괴되고 있다. 한국 노인의 기대수명은 82.4세로 비교적 높은 반면, 유병기간을 제외한 기대수명은 65.4세로 17년이나 차이가 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경희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 포함된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해 본 결과 독거노인은 경제, 건강, 소외와 관련된 문제를 모두 경험하는 위기집단"이라고 밝혔다.
노인실태조사는 노인복지법에 기초한 법적 조사로 2014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975개 조사구의 거주 노인 1만451명을 대상으로 6~9월 실시했다. 주요 내용은 가구 형태 및 가족 관계, 소득, 건강·기능 상태, 경제활동 및 여가 등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약 20년간 노인과 자녀의 동거율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독거는 2004년 20.6%에서 2014년 23%로 증가했으며 노인 부부는 같은 기간 34.4%에서 44.5%로 늘어났다. 이와 달리 자녀 동거는 2014년 기준 28.4%로 10년 새 10.2%p가 급감했다.
또한 65세 이상 노인에서 빈곤율은 49.6%로 이 가운데 독거노인의 절반 이상(53.6%)은 최저 생계비 미만으로 조사됐다. 혼자 있는 노인에서 소득과 소외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건강 문제도 심각했다. 실제 조사대상 노인의 89.2%가 당뇨,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 중 46.2%는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복합질환자였다.
특히 전체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노인이 우울 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년층 자살률과도 관련이 깊은 우울감은 동거 가족이 없거나 소득,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높았다.
65세 이상 한국 노인의 자살률은 2014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55.5명으로 국내 전체 자살률에 2배 이상,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평균 자살률 12명에 비해 5배에 달한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다.
지난해 실시된 '한국사회의 사회·심리적 불안 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불안감의 원인은 건강 악화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노후준비, 정서적 건강 등이 꼽혔으며 생계를 잇기 위한 취업과 소득 문제도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노인에서 사회·심리적 불안 해소를 위한 활동은 지나치게 획일화 된 것이 현실이다. 노인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묻는 항목에서는 수면이나 휴식(32.5%),
TV시청(24.8%), 산책(8.4%) 순으로 답이 나타났으며 '없음(7.4%)'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채수미 부연구위원은 "노년기에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당장 절실한 것이 신체적 건강과 노후 준비라 하여 불안으로 겪게 되는 정신적 건강에 대한 욕구가 마치 한가로운 불평 정도로 치부되어서는 안된다"라며 "노년기의 정신건강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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