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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빙 앱 ‘콰이’ 열풍... 中 모바일서비스 한국 덮치나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1월13일 08시05분    조회: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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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더빙해 SNS공유
트와이스 등 연예인 이용 등 인기
국내 구글 무료 앱 인기순위 1위도
#2
중국 돌아온 유학생 ‘하이구이’
세계 네트워크 발판 IT발전 견인

'콰이'를 이용해 더빙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수지(왼쪽)와 트와이스. 인스타그램 캡처

“고기를 씹을 때 홍시 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 생각했느냐 하시면 그냥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 온데…”

직장인 배모(28)씨는 최근 스마트폰용 동영상 소프트웨어(앱) ‘콰이’로 드라마 ‘대장금’ 속 어린 주인공의 대사를 따라 한 영상을 친구들에게 공유해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콰이는 영화나 드라마 속 배우의 목소리에 맞춰 더빙 연기를 하면 이를 10여 초 분량의 동영상으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다. 배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이길래 받아봤는데,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색다른 재미가 있어 즐겨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건너온 더빙 앱 ‘콰이’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콰이는 지난달 21일 구글 앱 장터 무료 앱 인기 순위에 230위로 처음 진입한 데 이어 5일 만에 1위로 올라섰다. 최근 이용자들이 찍은 영상이 본인 동의 없이 유튜브 광고에 쓰일 수 있고, 탈퇴가 불가능하다는 등 논란이 일면서 11일 순위가 9위로 떨어지긴 했지만, 동영상 앱 중에서는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다.

콰이는 동명의 중국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이 2011년 3월 처음 출시한 서비스다. 현재 가입자 수는 4억여명, 하루에 한 번 이상 이용하는 사람은 5,0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가치는 30억달러(3조3,580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콰이가 국내에서 갑자기 유명세를 탄 건 아이유, 수지, 트와이스 등 인기 연예인들이 콰이로 찍은 영상을 인스타그램 등 SNS에 공유하면서다. 이들의 영상이 삽시간에 퍼지며 일반 이용자들도 콰이 열풍에 가세해, 이날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콰이’를 치면 13만4,400여개 영상이 검색된다. 중국산 앱이 국내에서 이처럼 큰 인기를 얻은 건 콰이가 처음이다.

'콰이' 앱 실행 화면. 원하는 영화나 드라마 속 장면(오른쪽 사진)을 선택해, 화면에 표시되는 대사를 따라 읽으며 촬영하면 된다. 화면 캡처

최근 콰이 같은 중국 모바일 서비스의 해외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서비스 수준이 외국 서비스와 견줘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높아진 데다, 중국 내 경쟁이 치열해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에는 25초 동안 유명 가수의 노래를 립싱크하면서 나만의 영상을 만드는 앱 ‘뮤지컬리’가 현재 인공지능(AI) 기반 뉴스 콘텐츠 업체 터우탸오(頭條)에 인수되기도 했다. 뮤지컬리는 중국 업체가 개발한 앱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앱으로, 터우탸오는 이 앱을 품에 안는 데 10억달러(1조1,196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서비스의 글로벌화를 이끌고 있는 건 외국 유학을 마치고 모국으로 돌아온 젊은이들이다. 중국인들은 이들이 알을 낳기 위해 뭍으로 나갔다가 다시 바다로 오는 바다거북과 닮았다는 뜻에서 ‘하이구이’(海歸)라고 부른다. 권혁태 NP파트너스 디렉터는 지난달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열린 ‘중국의 한국인’ 행사에서 “중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인터넷 1세대들은 중국 내에서 해결할 문제가 많고, 내수 시장에서 잘하는 것만으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며 “반면 하이구이들은 글로벌 시장을 잘 알고 있고, 이미 해외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어서 진출이 활발하다”고 분석했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미국 업체들에 더해 중국 업체들과도 경쟁하게 된 국내 IT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최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어서 (국내외 구분이 있는) 오프라인과는 다르게 글로벌 관점으로 봐야 한다”며 언제든 외국 업체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IT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같은 하드웨어와 달리 소프트웨어의 경우 중국산이라는 것이 드러나지 않아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적다”며 “매출과 투자액 등에 있어서 국내 업체들과는 단위 자체가 다른 중국 업체들이 한국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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