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북한의 제4땅굴 수색작전 도중 폭사한 군견 헌트. 헌트에겐 인헌무공훈장과 함께 소위 계급이 주어졌다. 육군은 헌트 소위 동상도 세웠다. [사진 육군]
1990년 3월 3일 강원도 양구군 비무장지대에서 발견된 북한의 제4땅굴에 대한 수색작업이 시작됐다. 육군의 군견 헌트(사진)는 땅굴에 먼저 들어가 폭발물수색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다 목함지뢰를 밟고 폭사했다. 국방부는 장병을 대신해 목숨을 잃은 헌트에겐 인헌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인헌무공훈장은 무공훈장 가운데 다섯째로 높다. 헌트는 군견 중 가장 높은 소위 계급도 받았다. 제4땅굴 안보견학장 입구에 동상까지 세워졌다.
군은 헌트처럼 공을 세운 동물에게 훈장도 준다. 가장 대표적인 게 영국의 ‘디킨메달’이다. 1943년 영국의 동물 구호단체인 ‘병든 동물을 위한 진료소’(PDSA)가 전쟁에 기여한 동물을 기리기 위해 제정했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비둘기 32마리와 개 18마리, 말 3마리,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가 디킨메달을 받았다. 영국군은 당시 무전기 고장을 대비해 통신문을 전달하는 비둘기(전서구)를 키웠다. 한동안 맥이 끊긴 디킨메달은 영국이 이라크전에 참전한 2002년 이후 다시 수상 동물이 나왔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8년 10월 미 육군의 전서구 ‘쉘아미’(친애하는 친구라는 뜻의 프랑스 단어)는 적의 포화를 뚫고 통신문을 본부에 전달해 194명의 목숨을 구했다. 쉘아미는 이 과정에서 한쪽 눈과 한쪽 다리를 잃었고 프랑스 정부는 십자훈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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