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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최대 연례행사인 '하지'를 맞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성지 순례에 나선 순례객들이 24일(현지시간) 미나 인근 도로에 한꺼번에 몰리며 1200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우디 민방위는 이날 메카 동부 외곽 미나에서 순례자들이 부딪혀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나 최소 453명이 압사하고 71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는 미나에서 자마라트로 가는 주요 도로 중 하나인 204번 도로의 한 교차로에서 일어났다.
전날 메카를 방문했다가 미나에서 하룻밤을 묵은 성지 순례자들 중 2개의 대규모 그룹이 동시에 숙소 인근 교차로로 진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부딪히고 걸리면서 순식간에 1000명이 넘는 인원이 넘어져 깔렸다.
부상자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상당수가 중상자여서 사망자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자마라트는 악마를 상징하는 이른바 '마귀 돌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을 하는 곳으로 매년 하지 때마다 많은 순례자들이 몰리면서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다.
민방위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사고 현장에 구조대원 4000여명과 220여대의 구급차를 급파했다"며 "현재 희생자와 부상자를 이송하고 순례자들을 다른 길로 돌아가도록 하는 안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상을 입은 순교자들이 평화 속에서 휴식해 빨리 회복되기를 알라신께 간구한다"고 덧붙였다.
트위터에는 야광 조끼를 입은 구조대원들이 들 것으로 부상자를 나르거나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는 모습들을 담은 사진들도 올라왔다.
하지는 전 세계 15억 무슬림들이 죽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하는 5가지 의무 중 하나이다.
메카의 카바 신전에 있는 성스러운 돌에 입을 맞추고 주위를 7바퀴 도는 것으로 시작되는 하지는 이후 미나에서 하루를 머무는 것으로 이어진다.
다음날 아라파트 평원에서 일몰을 맞은 후에는 무즈달리파에서 주은 돌을 가지고 미나로 와서 마귀 돌기둥에 던지면서 마무리된다.
하지의 마지막 날에는 양을 희생시키는 제사 '이드 알아드하'가 함께 이뤄지면서 절정을 맞이한다.
올해에는 약 200만명의 순례자가 사우디를 방문할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 기간 사우디에서는 과거에도 다수의 인파로 인한 압사사고가 자주 일어났다.
1990년에는 메카와 미나, 아라파트 평원을 잇는 보도 터널에서 압사사고가 일어나 1426명이 숨졌다.
미나에서는 돌던지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자마라트로 향하던 인파들이 엉키면서 1994년에는 270명이, 2006년에는 364명이 각각 숨졌다.
올해에는 지난 11일 메카 대사원에서 확장 공사 도중 크레인이 붕괴되면서 110명이 숨지는 사고도 일어났다.
(미나·두바이 로이터=뉴스1)/사진 봉황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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