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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한 생선장수가 당국의 물품압수에 항의하다가 끔찍하게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후 전국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31일(현지시간) 모로코 현지 언론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모로코인 수천명이 전날 생선장수 무흐친 피크리(31)의 장례식을 치른 뒤 수도 라바트와 카사블랑카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거리 행진을 하며 반정부 시위를 펼쳤다.
이번 시위는 피크리가 지난 28일 밤 모로코 북부 알호세이마에서 쓰레기 수거 트럭 내부에 설치된 분쇄기에 끼어 사망한 다음 벌어졌다.
피크리는 시 공무원이 자신의 노점 물품을 압수한 데 항의하다 쓰레기 트럭에 갑자기 몸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몸통이 분쇄기에 끼인 채 숨진 끔찍한 장면의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면서 당국의 압수 조치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모로코의 한 인권 활동가는 "시 당국이 그 생선 장수에게 황새치가 담긴 여러 개의 상자를 파괴하라고 강요했다"며 "그물코가 달린 유자망으로 황새치를 잡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이어 "그 장수는 자신의 생선이 쓰레기 차량 분쇄기에 들어가는 것을 본 후 그 기계에 투신했다"고 전했다.
황새치는 현재 모로코에서 보호 어종으로 지정됐으며 당국은 피크리로부터 약 1만1천달러(약 1천200만 원) 상당의 생선을 압수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당국의 조치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자 모로코 정부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히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모하메드 하사드 내무장관은 "이 사건의 정확한 배경을 파악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하겠다"며 "누구도 그를 이처럼 취급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도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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