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재한조선족연합회 유봉순 회장
조글로미디어(ZOGLO) 2012년9월8일 01시29분    조회:462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유봉순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새 정부가 직전 정부의 정책을 뒤집으면 어떡합니까? 이전 정부의 불법체류자 구제책 덕분에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던 사람들이 다시 불법체류자 신세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13년째 재한조선족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유봉순(63) 회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조선족 사회의 최대 이슈인 `위명여권(僞名旅券)' 문제를 거론하며 이렇게 항변했다.

위명여권이란 입국 심사 과정에서 나이와 직업 등 각종 제한이 많던 1990년대 말 `코리안 드림'을 꿈꾸던 중국 조선족 동포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 브로커에게 거액을 주고 사들인 차명여권, 혹은 위조여권을 뜻한다.

2005년과 2006년 `국민의 정부'는 사실상 불법체류자인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귀국 지원프로그램'을 실시, 일단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합법적으로 자신의 여권을 만들어 입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한국 정부는 장기 체류 목적으로 새로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심사를 엄격히 하면서 위명여권을 사용한 기록이 남아 있는 이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유 회장은 "정부가 나름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있지만 새로 나올 정책이 구제책이 아니라면 수많은 불법체류자를 낳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선족 동포들의 권익을 위해 지난 2000년 재한조선족연합회를 설립, 지금까지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조선족연합회를 설립하기 훨씬 전 한국 국적을 취득한 한국인이다.

유 회장은 "내가 한국인으로 국적이 바뀌었다고 해서 조선족 동포들의 처지를 모른 척할 수 없었다"며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재외동포법)이 있는데도 조선족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단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조선족연합회를 만들던 해인 2000년 정부는 서울 탑골공원 일대를 정비한다며 인근의 노점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일하던 유 회장과 조선족들은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고 내쫓기는 신세가 됐다.

여기저기 호소도 해 보고 도움의 손길을 청해 봤지만 결국 자신의 권익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단체를 결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조선족연합회는 그렇게 유 회장과 그의 뜻에 동조하는 조선족 5명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후 조금씩 커져 현재 회원 수는 약 850명에 이른다.

다른 이들이 새 조선족 단체를 만들기도 하고 일부는 회원 수를 과다하게 부풀려 발표하는 등 세를 과시하려 하지만 재한조선족연합회의 지나온 이력을 아는 이들은 허세를 믿지 않는다.

처음 단체를 만들 때는 사무실도 없어 지금의 서울 무악재 사무실 옆 교회에 탁자 하나를 갖다 놓고 재외동포법 개정을 위한 농성이며 시위를 몇 년간 이끌었다.

2003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 초까지 무려 84일간 서울 종로5가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조선족도 동포로 인정하도록 재외동포법 개정을 촉구하는 농성을 계속했다.

거리 시위 때는 조선족 동포들과 이들의 처지를 동정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까지 합쳐 약 5천 명이 모인 적도 있다.

결국 2004년 2월 9일 조선족과 러시아 및 독립국가연합의 고려인을 동포로 인정하는 재외동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에는 기술연수제도가 이슈였다. 기술연수제도는 한국어시험에 합격하고도 쿼터제 때문에 방문취업비자 추첨에서 떨어진 중국 동포들을 대상으로 일단 단기복수비자를 받아 입국한 뒤 기술연수비자로 변경, 학원에 다니며 자격증을 따면 방문취업비자를 발급해주는 제도다.

취지는 동포들이 학원에서 배운 기술을 발판으로 국내에서 일하든 중국으로 돌아가더라도 취업을 하기 쉽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의무적으로 국내 학원에 등록하게 하자 학원들과 이를 낀 조직만 살찌우는 결과를 빚었다.

유 회장은 국회를 방문해 일일이 의원실을 돌며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정부는 12개월이던 연수기간을 점진적으로 줄여 지금은 6주로 짧아졌다.

이처럼 중국 조선족 동포를 위해 헌신해 왔지만 연합회는 2005년까지 사무실이 없었다.

그해 간부를 위시한 수십 명이 십시일반으로 보증금 500만 원을 마련해 10㎡ 될까말까한 방 한 칸을 얻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또 그만큼 액수를 모아 지하실을 임대, 오갈 곳 없는 처지의 동포를 위한 쉼터를 만들었다. 몇 년 뒤에는 같은 건물 옆 칸에 함께 식사도 하고 잠도 잘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그렇게 조금씩 공간을 늘려오다 보니 총 보증금이 4천800만 원에 이르렀고, 낡은 건물 하나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게 됐다.

유 회장은 "회비만으로는 월 285만 원의 임대료를 내기도 벅차 회장이나 총무 등 간부들은 보수 없이 일한다"며 "조선족 동포의 권익을 지키고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희생을 각오하고 시작한 일이라 후회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연합회는 한-중수교 20년과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성립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9일 서울 은평구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문화공연을 꾸민다.

유 회장은 "은평구청이 장소를 빌려줘 큰 행사를 치르게 됐다"면서 "동포정책 설명회에 이어 대합창과 독창, 부채춤, 북병창, 가야금독주, 무용, 퉁소·목금·양금 독주, 단소와 25현 가야금 2중주 등 다채로운 순서를 마련하고 뒤풀이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재한조선족연합회를 13년째 이끌고 있는 유봉순 회장. 사무실 옆 쓰레기더미를 치우고 가꾼 나팔꽃담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kjw@yna.co.kr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2
  • 지난 12월 20일, 기자는 중한우호의 전기인물인 한성호박사의 추천으로 중국재한교민협회총회, 한화중국화평통일촉진련합총회 비서장 한선(韓鮮)녀사를 인터뷰를 했다. 중국재한교민협회총회는 2002년 설립되여 지금까지 5대로 기바꿈을 했어도 비서장은 여전히 한선녀사가 굳건히 지켜고있었다. 재한대륙화교, 재한대만화...
  • 2014-03-05
  • 중국재한교민협회총회 한성호회장과의 일가견   "중국이 이렇게 빨리 발전할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지난 1월 20일 기자는 중국재한교민협회총회, 중화국제문화교류협회, 한화중국화평통일촉진령합총회, 중국재한동향회련의(친선)총회 한성호회장(박사)을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와의 대화는 선약(先約)대로 오는...
  • 2014-02-26
  •      박옥선회장, ‘2014 한국을 빛낸 사람들’ 대상 수상   (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 흑룡강성 가목사시 우수교사 출신이며, 중국동포연합중앙회 여성회장단 박옥선 회장(67년 생)이 ‘2014 한국을 빛낸 사람들’ 시상식에서 ‘2014사회봉사대상’을 수상해 주목을 받고 있다.  ...
  • 2014-02-24
  •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안화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회장이 2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향후 활동 방향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2014.1.24. 안 화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KCN) 회장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우리가 더 열심히 공부하고 한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한국 사회와...
  • 2014-01-26
  • 대형계렬기획보도 중국조선족 백년백인(65) 농촌에 돌아온 당의 사절 도덕모범 오기철의 귀향 15년 왕청현 배초구진 봉림촌 당지부서기 겸 촌주임 오기철 왕청현 배초구진 봉림촌의 당지부서기이며 촌주임인 오기철은 《감동중국 조선족걸출인물》평의선발활동에서 연변에서 유일하게, 그것도 유일한 농촌분야의 걸출인물로...
  • 2014-01-24
  • 2004년에 이어 재차 1만2천㎞ 장정길 도전   2월 10일 첫 출정, 1년반에 로정 소화할 계획   (흑룡강신문=하얼빈) 김련옥 기자= 조선족 탐험가 리완빈씨(54), 부인 신향자씨(53), 장족 쒀난쟈춰(索南加措,52) 일행 3명이 손을 잡고 1년 반의 예정으로 선렬들의 피땀이 어린 장정길을 다시 함께 밟는다. 장정...
  • 2014-01-09
  •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의 조선족으로 이중언어강사연합회를 이끄는 정명숙 회장. 2013.12.27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이중언어 강사들은 학교에서 언어교육, 다문화 이해 교육, 생활지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게 아니며 나쁜 것도 아니라는 점을...
  • 2013-12-28
  •      10월의 끝자락, 만추다. 바람의 느낌도 코구멍으로 들어오는 공기의 느낌도 그렇고 완연한 가을이다. 살인적인 폭염의 기억이 아직 몸에 남아있는데 첫 서리가 내렸다는 일기뉴스를 들은지도 이윽한 요즘, 오래지 않아 겨울이 도래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코스모스숲길에 녹슨 철로가 나...
  • 2013-11-06
  • 한중친선협회 이승래부회장 인터뷰 한중관계발전에서 조선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한중친선협회 이승래부회장 /김룡기자 《한중관계발전에서 중국조선족 여러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난10월25일, 사업방문차 연변을 방문한 한중친선협회 이승래부회장이 기자의 취재를 접수하면서 한 진솔한 고...
  • 2013-10-29
  • 연길시에서 서북쪽으로 70여킬로메터 떨어진 편벽한 산골에 한 마을이 있는데 50여년전 변강건설을 지원해 나선 산동성의 농민들이 이 곳에 안착하면서 지변촌이라 불리워졌다. 길림성 12기 인대 대표이며 삼도석탄업유한책임회사, 연길종강농림무역회사 사장인 로종강은 이 마을에서 태여났다. 어린시절을 회억하면 가난과...
  • 2013-10-25
‹처음  이전 5 6 7 8 9 10 11 12 13 14 1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