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재한조선족 성공시대] (18) '호텔 경영의 귀재' 안석봉 씨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0월17일 08시23분    조회:1154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인물이름 : 안석봉
카운터 보던 청년이 지배인·총지배인 거쳐 7년 만에 CEO 변신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가 성공 비결…'레브호텔' 체인점 낼 것"
"자신감·열정으로 뛰어라…먼저 이해해 주길 기다리면 실패"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청 뒤에 있는 '레브 부티크 호텔'. 지하 1층, 지상 6층 건물의 본관과 그 옆에 5층 규모의 별관이 붙어 있다. 총 102개의 객실을 둔 3성급 비즈니스호텔이지만 서비스는 5성급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실률이 95%를 차지할 정도다.

이 알짜배기 호텔의 총지배인은 중국동포(조선족) 안석봉(37) 씨다. 인근의 다른 호텔에서 일하다 2013년 4월 이곳으로 스카우트돼 운영을 맡은 지 1년 만에 부도 직전의 호텔을 흑자로 만들었다. 그는 다음 달에는 아예 이 호텔을 임대해 직접 경영한다.

안 씨는 지난 3월부터 인근에 있는 6층 규모의 'M스토리호텔'도 임대해 운영 중이다. 호텔을 경영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레브국제여행사'와 '로우제양꼬치' 전문점도 차렸다. 호텔과는 무관하게 살았던 안 씨가 어떻게 단기간에 이런 수완을 발휘하게 됐는지 궁금했다.

수원시 '외국인 유치 홍보대사'도 맡고 있는 안석봉 레브호텔 총지배인
수원시 '외국인 유치 홍보대사'도 맡고 있는 안석봉 레브호텔 총지배인

 

14일 레브호텔 커피숍에서 기자와 만난 안 총지배인은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와 관리로 쓰러져 가는 호텔을 살려냈고, 지금은 경영에 뛰어들었다"며 운을 뗏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과 중국에 '레브호텔' 체인점을 낼 계획이며, 우선 중국 시안(西安)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린(吉林)성 룽징(龍井)시 출신인 그는 연변대 일본어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상하이에 있는 일본 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아 공부를 더 하기로 마음먹고 2년 만에 사직한 뒤 2006년 12월 한국에 입국했다. 고향이 강원도인 할아버지의 영향 때문인지 전혀 낯설지는 않았지만, 아직은 조선족에 대한 편견이 강할 때였다.

충남 청양에 있는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이미지경영학과에 입학한 그는 2년간 공부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즈음 유학 비자를 F4 비자로 바꿨다. 대학원을 마치고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창업이었다. 2008년 안산에서 버블티를 만들어 팔았다. 지금은 공차(貢茶)라고 해 불티나게 팔리지만, 당시는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가 없었고 결국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그러고는 발을 디딘 곳이 호텔이다. 전문 지식이 없으니 밑바닥에서 출발했다.

"한국 경험도 하고, 경력도 쌓을 생각에 2009년 수원시청 뒤편에 있는 한 호텔에 카운터 업무를 보는 시간제 사원으로 취직했어요. 그러다 얼마 뒤 '더모스트호텔'에 정식으로 입사했고요. 역시 카운터 일을 봤죠. 당시 호텔은 매달 적자였어요. 빈방이 남아돌았고, 객실을 채우기 위해 손님을 받다 보니 방값을 떼이기 일쑤였습니다."

호텔은 월 3천만 원의 매출에 은행 이자만 3천500만 원을 내야 하는 등 심한 경영난으로 2차 경매를 겨우 넘긴 상황이었다. 주인 할머니가 고군분투하며 간신히 버텨나가고 있었다.

얼마 되지 않아 과장으로 승진한 그는 할머니가 안쓰럽다는 생각에 호텔을 살려보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시장조사를 통해 자동차로 5분여 거리에 있는 삼성전자 고객들이 인근 호텔에 많이 투숙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직접 투숙객을 유치했다. 타깃은 삼성전자로 출·퇴근하며 한 달 이상 장기투숙하는 중국인 연구원이었다.

"유창한 중국어 실력에다 출·퇴근 버스 운영, 인천공항 픽업, 주말에 남이섬이나 제부도 무료관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자 단골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일반화했지만, 당시 수원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공항 픽업을 했죠. 매출액이 6개월 만에 두 배로 뛰었고, 1년 정도 지났을 때는 월 1억 이상 매출을 올리는 흑자 호텔이 됐답니다. 신용도 좋아지면서 은행들이 러브콜을 보내왔고, 주거래 은행을 바꾸자 이자율이 떨어지고 경영도 정상 궤도에 들어섰습니다."

지배인으로 승진한 그는 매일 객실이 가득 차면서 다수의 고객을 인근의 다른 호텔로 안내해야만 했다. 더모스트호텔의 월급에다 인근 호텔에서 주는 인센티브까지 어느새 억대 연봉을 받는 샐러리맨이 돼 있었다.


안석봉 '레브호텔' 총지배인

 

3년 정도 열정을 다해 호텔을 정상화하고 나자 여기저기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그 중 적자에 허덕이면서 부도 직전에 놓였던 '레브호텔'이 가장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더모스트호텔에서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떠날 때라고 여겼죠. 그래서 레브호텔 총지배인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오자마자 객실마다 인터넷을 설치했어요. 또 호텔 어디서든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꿨죠.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중국어 프로그램과 장기투숙객을 위한 귀중품 보관 금고도 설치했고요. 지하 1층에는 탁구대와 당구대도 비치해 여가를 즐기도록 했습니다. 여름에는 야외테라스도 개방했죠."

출·퇴근 차량 운행과 공항 픽업 서비스와 함께 세심한 배려, 참신한 아이디어로 고객을 공략한 결과 레브호텔 역시 6개월 만에 매출이 두 배로 껑충 뛰었고 1년 뒤에는 흑자로 전환됐다.

안 총지배인은 "카카오톡과 위챗에 있는 고객은 5천 명이 넘는다. 이들 가운데 80∼90%는 다 기억할 수 있을 정도"라며 "고객들이 만족할 때까지 서비스를 해주니까 자연스럽게 친해졌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이 호텔은 2014년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을 임대해 별관을 냈다.

중국에서 출장 온 고객이 갑자기 몸이 아프면 며칠씩 병원을 함께 왔다 갔다 하고, 귀국할 때까지 보살펴 주는 등 소위 '꽌시'(關係, 관계)를 잘 맺은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중국의 삼성 직원들 사이에 '안 총경리(지배인)'는 유명인사여서 간혹 중국 출장이라도 가면 서로 대접하겠다며 나올 정도라고 한다.

레브호텔의 정재석 대표는 그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안 총지배인이 경영을 직접 맡아보겠다고 하자 흔쾌히 수락했다는 것이다. 다음 달이면 호텔 카운터를 보던 30대 초반의 청년이 어엿한 호텔 사장이 된다.

수원시는 2016 수원 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안 총지배인을 '외국인 유치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자신의 실력을 믿어주는 수원시에 화답이라도 하듯 그는 지난 1월 행사 개막식 때 중국의 기자단을 유치해 수원화성을 중국에 알리는 데 공을 세웠다. 레브국제여행사는 수원시청의 대표 여행사로 지정돼 있다.

한국과 중국에 '레브'라는 브랜드의 호텔을 여러 개 세우는 것이 꿈인 그는 한국에 있는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갖고 열정으로 뛰어라. 그러면 이해해 줄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든 프로가 되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성공할 수 있다"는 조언을 건넸다. 그는 "단, 고국이라고 해도 엄연히 다른 나라이기에 먼저 이해해 주기를 기다리면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경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안석봉 레브호텔 총지배인
안석봉 레브호텔 총지배인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유난히도 더웠던 올 여름의 찜통더위만큼이나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던 대형무극 “아리랑꽃”은 그 인기만큼이나 출연배우들에게도 잊지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무대우에서 전통복장을 차려입은 배우들이 ...
  • 2016-12-16
  • 단동대동강식품유한회사 전정식총경리     단동대동강식품유한회사 전정식총경리는 1995년 길림화공학원을 졸업했다. 사회에 진출한후 선후로 단동염료공장과 한국외자기업의 관리직에 취직했으나 안일한 회사생활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 "나만의 사업"을 위해 여러 사업아이템을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경영에서...
  • 2016-12-14
  • 색 바래지 않는 예술인생 --- 저명한 음악가 김봉호선생님의 50년 창작인생을 더듬어 중앙인민방송국 조향란 제4편 식을줄 모르는 열정 – 애틋한 고향 정 선생님의 최근 모습 선생님은 1937년 조선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태여났고 1941년 부모님을 따라 길림성 화룡현으로 이주하였다. 선생님은1957년 화룡현 문공단 ...
  • 2016-12-14
  • 김밥 배달·세차·식당 서빙·사우나 청소 등 안해본 일 없어 만두공장 취직했다가 회사 인수, 7년만에 연매출 10억대로 키워 다문화 봉사단체 설립·운영 "피눈물 흘려봐서 봉사에 더욱 매진"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건물 2층에 사단법인 다문화가족지원연합회...
  • 2016-12-12
  • 료녕풍성공업기술유한회사 박성갑사장     지난 1991년 7월 중남대학 응용물리학부를 졸업한 박성갑사장(1968년생)은 심양유색금속가공공장에 배치받았다. 수년전만해도 국유기업에 배치받으면 철밥통이여서 흐뭇한 느낌이였지만 그때는 국유기업이 구조개편이 한창이라 갓 대학을 졸업한 이 열혈청년의 마음을 ...
  • 2016-12-09
  • 색 바래지 않는 예술인생 - 저명한 음악가 김봉호선생님의 50년 창작인생을 더듬어 80년대 선생님 모습 1974년 선생님은 길림성 문화국 부국장으로 승진하였다. 그러나 선생님은 관직보다는 창작에 더 열성을 보였다. 연변을 떠나 장춘에서 근무하면서 선생님의 창작세계는 한차례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1979년 봄 어느...
  • 2016-12-07
  • "역사유적 발굴 정리는 그 누구도 미루지 못할 책임이다"   연변B.O환경예술미디어회사 리성남회장 기업 수익보다 역사유적 발굴 정리 우선시   (흑룡강신문=하얼빈) 윤운걸 길림성특파원=“조국은 속삭이는 어머니”이라는 시어가 있다.그렇듯 조국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
  • 2016-12-06
  • 2010년 4월 부임…"지난 7년 중 요즘이 가장 바쁜 시기" 중국 한류 확산에도 기여 "언론이 조선족에 대한 편견 조장"  "베이징보다 여의도가 편해…초3 아들 중국 가기 싫다해 걱정"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서울 여의도 KBS 신관 7층에 자리 잡은 CCTV 서울지국 사무실 앞에서...
  • 2016-12-05
  • 요리는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다. 기본으로 조리법과 양념에 대한 레시피가 축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 막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젊은 층에게 있어서 막연한 것이 아닐 수...
  • 2016-12-01
  •       년말기획 – 2016슈퍼리그 연변팀 총결산 (10) [정부편]   일시: 2016년 11월 16일   장소: 길림신문사 회의실   취재인물: 연변조선족자치주체육국 국장 임종현   대담질문: 정하나       취재기자:  유경봉기자      ...
  • 2016-11-30
‹처음  이전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