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아리랑》총감독 손룡규 무용으로 정을 표현
눈 날리는 북극의 풍광속에서 쪽지게를 진 로인과 아리랑소녀가 풍년을 예언하는 서설의 풍요로움과 풍년을 불러오는 서설의 아름다운 소리에 귀기울이며 도취되고 감동하고 환호한다. 나중에 할아버지는 손녀한테 쪽바가지를 물려준다.
이것이 대형음악무용시 《쳔년아리랑》의 서막이다. 중국의 유명한 안무가인 북경무용학원 손룡규(필명:남산석)선생이 총감독을 담당한 《천년아리랑》은 모두 세개 악장으로 되었다. 제1악장은 천뢰-정원, 제2악장은 향토-정연, 제3악장은 악무-정원이다. 이처럼 《천년아리랑》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의 표현으로 이어져있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영원한 노래라는 점에 착안점을 두고 여러 가지 아리랑의 흐름을 료해한 기초에서 《천년아리랑》의 줄거리를 구상했다는 손룡규감독은 그러면서 정이라는게 지극히 추상적인 허상이기 때문에 무용으로 해석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제1악장에서는 산넘고 물 건너 열두아리랑 고개를 넘어온 우리 민족의 력사의 한페지를 시적화폭으로 생동하게 그렸다. 제2악장은 어머니를 주제로 모든걸 품어주는 관용과 포용을 노래하였는데 한맺힌 우리 민족에게 이제는 멀리 보고 넓게 생각하는 민족으로의 변신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장이다. 제3악장은 자연과 어우러져 둥글게, 조화롭게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생활모습과 정신풍모를 보여주었다.
관용과 포용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핵이라고 주장하는 손룡규감독은 그래서 무대에서 어머니형상속에 이러한 내용을 함축시켰고 어머니형상은 또한 심하라는 구체적물상으로 대체시켰다. 이처럼 손룡규감독은 《천년아리랑》에서 상징적인 수법을 많이 사용하였다. 이를테면 흰천은 굽이굽이 강물-심하를 뜻하는데 이는 어머니형상을 상징하며 쪽지게, 바가지, 물동이 등은 우리 민족 인민들이 생활상을 상징하고 장고는 우리 민족의 정신, 민족혼을 상징한다. 99메터로 된 흰천은 이제껏 중국무대에서 가장 긴 무대도구라고 한다. 어머니강은 생명수이고 천년만년 흘러야 하므로 이처럼 초장의 도구를 무대에 올리는 시도도 서슴지 않았다. 또한 농악무, 탈춤, 부채춤, 북춤 등 우리 민족의 전통춤을 강조하면서 현대무용의 수법을 재치있게 매치시켜 통속적이면서 우아함을 잃지 않는 미감을 나타내였다.
《천년아리랑》의 배우들은 대부분 무대경험이 부족한, 학생신분의 신인들이였다. 하기에 그는 신세대들에게 예술은 감각에 따라 리해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의 이미지를 부여하면서 작업하려는 의도를 앞세웠고 작업중 늘 가슴 한자락에서 인재가 부족함을 느끼군 하였다.
많은 면에서 진실을 잃어가고 전통을 버리는 요즘 중국예술계에는 원성태바람이 세차게 불어치고있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은 원성태야말로 진실한 예술이라고 편파적으로 믿고있다. 하지만 원성태는 단세포일뿐 예술의 진면모가 아니며 예술은 문화로서 문화는 감각해야 하고 감각에 따라 리해하는것이라고 주장하는 손룡규선생이다. 하기에 적지 않은 단위들에서 원성태작품을 무대에 올릴 때 그는 《천년아리랑》과 같이 전통과 현대, 통속성과 고상한 예술이 결합한 고차원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수 있었던것이다.
강정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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