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소월의 시 '엄마야 누나야'와 해방 직후 '부용산'에 곡을 붙인 월북 음악가 안성현(1920-2006)씨가 지난달 25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입수된 북한의 문학신문 최근호(5.13)는 "민족음악 전문가인 공훈예술가 안성현 선생이 노환으로 4월25일 오후 3시 86살을 일기로 애석하게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전라남도 나주군 남평면에서 태어난 안성현 선생은 조국해방전쟁시기(6.25전쟁) 공화국(북한)의 품에 안긴 후 오랜 기간 민족음악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며 "선생은 음악예술 부문에서 지휘자, 작곡가, 연구사로 일하면서 가치있는 음악작품을 창작하는 한편 민족음악 유산을 수많이 발굴, 정리해 민족음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안씨는 나주에서 출생, 함흥에서 성장한 뒤 일본 도쿄(東京) 동방음악대학 성악부를 졸업했으며 귀국 후 광주사범학교, 조선대학교, 전남여고 등에서 교편을 잡고 호남지역에서 왕성한 음악활동을 폈다.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 남편의 조카이기도 했던 그는 6.25전쟁 당시 최씨와 함께 월북, 그동안 북한에서 행적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안씨가 목포 항도여중에서 근무하던 1948년 작곡, 호남에서 특히 애창됐던 '부용산'(芙蓉山, 박기동 작사)은 작곡가가 월북하고 빨치산에 의해 널리 불렸다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묶이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안씨는 이 외에도 '낙엽', '앞날의 꿈', '진달래', '내 고향' 등 민족의 슬픔을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노래를 다수 작곡했다. 남한에는 부인 성동월씨와 1남 1녀를 뒀다.
2006/05/27 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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