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문시경제동물실험장(안산곰사양장) 김윤순씨를 만나
《사람은 헌혈하고 곰은 헌열하고…》
늘 이런 생각을 하며 김윤순(63)씨는 《헌열》로 인류의 건강을 지켜주는 반달곰들이 고맙기만 하였다. 하여 그는 곰사양장을 차려서 근 20년이 되였어도 곰들의 먹이 한번 소홀히 한적 없다. 신선한 우유며 닭알, 당근, 꿀, 과일, 영양첨가제 같은것들을 떨굴세라 《공양》하였더니 살집 좋고 윤기도는 반달곰들이 담즙생산에서 은을 내였다. 우르샤함량이 국제기준치를 웃돌며 량질담즙을 배출하여 《97년카나다국제영양보건품 중의중약(기술)제품박람회》에서 웅담계렬품이 유일하게 《천연약품 국제금상》이란 세계급 금상을 받아오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일전에 누군가 그 곰사양장을 있는 그대로 양도해달라기에 저도 몰래 순간적으로 마음을 움직였던 일을 생각하면 자신으로서도 끔찍스럽다 한다. 1994년부터 세해째 한여름날, 섬서일대의 심산에서 이 곰들을 자동차에 싣고 며칠이고 차를 달려 도문까지 《모셔왔던》 이왕지사를 떠올리면 말 못하는 동물들이라지만 쉽게 팔고사고 하기가 저어되였다.
어느 한여름 섬서일대의 불더위속에 얼굴이며 팔다리가 데면서 불성모양으로 집에 당도하니 그날 마침 그의 생일날이였다. 그렇게 억척같이 사들인 곰들인데, 필경은 목숨가진 생명들인지라 그동안 공을 들이고 정을 붙이고보니 사람 못지 않게 소중하기만 하다. 며칠만 그 곰들과 상종하지 않아도 마음이 허전해지군 한다.
워낙 중서의로 활약하던 남편(방송현)이 언제부터는 동물 생리, 해부에까지 연구를 돌리더니 돼지며 곰의 수술실험을 시작하였다. 동물보호차원에서 반달곰들에게 입혔던 철갑옷을 벗기고 자연사양과 함께 유도관취담법을 무도관 취담으로 바꾸기 위해 그는 필생의 정열을 몰부어왔던것이다. 오랜 연구끝에 드디여 고안해낸 무도관 《방씨취담》비법을 무상으로 연변곰업협회에 전수함으로써 연변의 웅담분생산에 크나큰 기여를 하였던것이다. 불의의 의료사고로 남편이 세상뜨면서 안해에게 남겨놓은 이 사업을 손색없이 잘 경영하기 위해 김윤순씨는 남편에 대한 충성심 그대로 이 반달곰사양장을 경영해왔던것이다.
그 누가 《곰처럼 우둔하다》고 했는가. 곰처럼 령민한 동물을 보지 못하고 하는 소린줄 알라. 먹이를 줄 때면 사람못지 않게 줄을 서고 나선다. 그러다 어느 엉뚱한 놈이 먼저 궁치질하며 앞에 나서면 그놈이 먹이에 주둥이를 대기도 전에 뒤놈들이 달려들어 엉뎅이를 물어 끄집어낸다. 그렇게 그들 세계에는 질서도 의리도 있다.
때론 투정부리는 놈도 있다. 먹이가 시답지 않아 보이면 구유를 뒤번져놓기도 한다. 그때면 닭알을 꺼내 눈앞에 보이면서 《특급음식대접》을 받는 특제취담실로 인도할라치면 얌전하게 곰상곰상 따라들 선다. 곰들이 먹이에 빠져있는 이 기회에 주사기취담이 완성된다. 맛갈스레 먹이를 먹으며 취담에 응하는 반달곰을 지켜보며 잘코사니를 부르는 김윤순씨다.
《취담도 곰들의 배합이 따라가야 할수 있지 내 편리와 욕심에 따라 아무때나 취담하는것이 아닙니다.》 그는 취담시에 곰들의 의사를 따라줘야 함을 강조하면서 곰들의 생리법칙을 무시하거나 외면할수도 없음을 사례로 들려주기도 하였다.
그는 20여마리 곰들에게 《억실이》 《순돌이》 《건장이》 등 나름으로 이름을 지어놓고 그들에게서 빼낸 담즙들을 따로따로 랭동시킨다. 그리고는 장춘, 할빈 등 과학연구단위의 고신과학기술설비로 살균처리까지 하고는 이름에 따라 황담, 청담, 흑담으로 분류해놓는다. 정성어린 작업으로 생산된 웅담들은 량질가치를 보존하는 가격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로 대량 팔려나간다.
근 20여년을 하루같이 반달곰들과 사귀며 대화를 하는 김윤순씨는 살림도 유족하게 피였고 사업가로서의 성공의 희열도 만끽하였다. 로공산당원인 그는 자신의 오늘날의 성취를 당의 혜택으로 돌리고있다. 《우리같이 구차하던 농민들이 이렇게 마음같이 사업을 벌일수 있는것도 당의 옳바른 정책이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하면서 그는 《5.1국제로동절》 《국경절》과 같은 명절을 계기로 오성붉은기를 비롯한 오색이 찬연한 채색기발들을 사양장상공에 휘날리며 당의 시책에 대한 고마움을 표달하고있다.
한편 생전에 소문없이 자선사업을 해온 남편의 뒤를 따라 자신도 자선사업과 사회사업에서 남편에게 미안하지 않게 기여함으로써 후반생을 보람있게 살것이란다.
오기활, 김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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