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유병헌-한국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 맡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09년1월27일 14시22분    조회:995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중국 중앙발레단보다 UBC가 한수 위"
유니버설 발레단 예술감독 在中동포 유병헌씨

“한국 국적은 아니지만 제 몸과 마음에는 한국 피가 흐르고 있잖아요. 그간 외국인이 도맡아왔던 유니버설발레단(UBC)의 예술감독 자리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제가 올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기분 좋습니다. 이는 그만큼 한국 발레가 정상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UBC)의 신임 예술감독 자리에 오른 이는 재중동포 유병헌(47)씨다. 부산이 고향이던 그의 부모는 1940년 중국으로 이주했다. 유 감독은 1989년 UBC와 처음 인연을 맺었고, 99년 UBC 발레마스터로 부임해 부단장, 총감독 등을 맡았다. 그는 “뿌듯함보다 부담스러운 마음이 더 크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UBC가 고전발레단이란 것을 세계에 알렸고, 고전발레 레퍼토리를 거의 갖춰 놓았죠. 발레단의 자산은 많이 모아 놨는데 그걸 유지하고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는 책임이 무겁습니다.”

그가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것은 한·중 수교 전인 1989년이다. 베이징 무용대학에서 발레 지도자 과정을 졸업한 그는 모교에서 발레 교사로 일하다 톈안먼 사태를 맞게 된다. 학교가 무기한 휴교에 들어가면서 아버지·어머니의 나라 한국을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렵사리 내한한 그와 아내는 1992년까지 3년가량 UBC 무대에서 춤췄다. 취업비자가 없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주역 무용수로 활약하고도 공연 프로그램에 이름을 남기지 못했다.

“비자 때문에 고생 많이 했어요. 3개월짜리만 받을 수 있다 보니 비자가 만료되면 국외를 나갔다 들어와야 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안기부(현 국정원)에서 북한 간첩인 줄 알고 6개월간 조사를 했다 하더라고요.”

별다른 혐의를 찾지 못했던 안기부는 불법 취업 혐의로 이들 문제를 법무부에 넘겼다. 돌아갈 마음이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1992년 ‘백조의 호수’를 끝으로 중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중국에 돌아가서 다시 선생을 하는데 무대에 서서 발레를 할 때가 그립더라고요. 무대 오르면 긴장되고 부담감이 느껴지곤 했는데 어느 순간엔가 전율이 오면서 계속 더 하고 싶어지더군요. 그때 진정으로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유 감독은 1995년까지 베이징 무용대학 교수로 일하다 ‘발레단 생활이 너무 그리워’ 광저우발레단과 중국 중앙(국립)발레단의 발레 마스터로 나섰다. 그는 요즘도 중국 중앙발레단이 감독으로 오라고 요청할 정도로 인정받는 지도자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서도 그를 불렀다. 그는 고심 끝에 1999년 ‘부모님 고향이고, 또 익숙했던’ 한국을, ‘굉장히 힘들었던 때 따뜻하게 받아줬던’ UBC를 택했다.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한국 발레를 바라볼 수 있는 그에게 한국 발레의 장단점에 대해 물었다.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 국제발레경연대회에 선화예고 학생 3명을 데리고 갔어요. 한국 학생들의 춤을 본 중국과 외국 선생들이 그러더라고요. 바가노바 시스템이 맞긴 한데 뭔가 다르다. 나중에 따져보니 한국인 특유의 감정과 정서더라. 한국 무용수 수준은 지난 10년간 크게 향상됐어요. 일본에서 배우며 시작했던 한국 발레가 지금은 일본을 능가했지요.”

한국 발레의 성장은 UBC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현재 UBC의 무용수는 60여 명. 유 감독은 “대부분의 발레단이 무용수 40명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UBC는 세계적으로도 큰 발레단”이라고 설명했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라 바야데르’를 해낼 수 있느냐가 좋은 발레단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특히 ‘라 바야데르’는 ‘발레의 블록버스터’로 꼽히는 작품. UBC는 오는 4월 2004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

“중국은 자신들이 아시아 최고라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한국 UBC를 알고 인정하는 분위기죠. 1980년대 초부터 중국 무용수들이 세계 콩쿠르를 거의 지배했거든요. 10년 전만 해도 UBC는 중국 중앙발레단보다 한참 아래였어요. 그러나 지금은 무용수의 기량, 무대 등 종합적으로 본다면, UBC가 더 뛰어나요. 신체조건이 못 미치긴 하지만요.”

유병헌 감독은 ‘발레 춘향’의 안무가이기도 하다. ‘발레 춘향’은 국립무용단 배정혜 예술감독의 한국무용 ‘춤, 춘향’을 발레화한 것으로, 2007년 고양아람누리 개관작으로 초연돼 호평받았다.

오는 6월 UBC 25주년, 아람누리 개관 3주년을 기념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그는 “대부분 신작 초연이 좋은 평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70% 정도는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관객이 웃으며 울 수 있도록 파드되(2인무)를 마지막 장면으로 집어넣었다”면서 “파드되만은 90% 정도 성공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5년 내로 ‘발레 춘향’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발레 심청’도 십 몇 년간 수정·보완 작업을 거쳤으니 긴 기간은 아닌 셈이지요. 춘향은 발레로 만들기 좋은 소재에요. 모든 사랑은 발레를 떠나지 못하거든요.”

문훈숙 UBC 단장이 대외 활동에 주력한다면, 유병헌 감독은 레퍼토리 선정, 단원 관리 등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게 된다.

“해오던 일을 계속하는 것뿐이에요. 우리 작품이 좋은 점이 많지만, 부족한 점도 많아요. 수정을 거쳐 작품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야죠. 별다른 유희가 없던 수십 년 전에는 발레를 3시간씩 봐도 즐거웠잖아요. 이제는 현대인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긴 발레를 짧지만 임팩트 있는 작품으로 바꿔야죠.”

세계일보 이보연 기자 byable@segye.com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624
  • 북방의 혹한에 도전하며 엄동설한에 야외에서 알몸에 반바지만을 입고 물까지 뒤집어쓰는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얼음사나이' ,'내한기인' 김송호이다.  2월 3일 저녁 기자는 할빈시조린공원에서 관광객들의 발목을 잡는 그의 쾌거를 취재수첩에 담았다. 흑룡강성 화천현 ...
  • 2009-02-06
  • 민속악기 퉁소와 중국에서의 그 뿌리—연변문화예술연구주임 연구원 김남호씨를 만나 《퉁소는 중국조선족 민간에서 가장 널리 보급되고 사랑을 받아온 대중악기로서 백여년간 중국조선족 이주민들에 의해 중국땅에 뿌리내렸습니다.》 연변문화예술연구중심에서 연구원으로 몸담고있으면서 퉁소의 력사를 추적하고 아울...
  • 2009-02-05
  • 자연과 우주, 인생을 그린다!《마음속 깊은 깨달음이 없다면 창조란 있을수 없다!》 이것은 중국에서 가히 손꼽을수 있는 저명한 미술평론가 정헌선생님이 조선족 서양화가 문철남(文哲男)선생에게 내려준 아낌없는 찬사이다. 1962년 료녕성 심양시에서 출생한 문철남은 1987년 동북사범대학 미술계를 졸업한 후 장춘시조선...
  • 2009-02-03
  • 자연과학연구분야 정상에 조선족교수 우뚝 섰다—연변대학 리동호교수 유럽공동체연구항목 쟁취에 성공 우리 신변의 한 조선족청년교수가 자연과학 리공과연구분야에서 마침내 지방대가 세계로 나아가는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그가 바로 국가교육부 중점실험실인 연변대학 장백산생물기능인자실험실 부주임 겸 분석측정...
  • 2009-02-01
  • 화룡시희망복리원 리문철원장의 35년이 세상에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고싶지 않은 아이들이 어데 있겠는가. 100여 불우한 아이들로부터 아버지, 어머니로 불리는 화룡시희망복리원 리문철원장 부부, 의지가지 없는 고아들과 가난한 가정의 학생들에게 친부모와도 같은 사랑을 쏟아 35년! 희망복리원의 감동은 끝없는 메...
  • 2009-01-31
  • 중국에서 안중근 의사의 얼을 기릴 수 있는 것은 재중동포(조선족) 사회가 버팀목이 돼 왔기 때문이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의 서명훈(78·사진)씨가 대표적인 경우다. 하얼빈시 조선민족사업촉진회 명예회장인 서씨는 20년간 안 의사를 연구해 왔다.서씨는 “어릴 때 어른들에게 안 의사 ...
  • 2009-01-29
  • "중국 중앙발레단보다 UBC가 한수 위" 유니버설 발레단 예술감독 在中동포 유병헌씨“한국 국적은 아니지만 제 몸과 마음에는 한국 피가 흐르고 있잖아요. 그간 외국인이 도맡아왔던 유니버설발레단(UBC)의 예술감독 자리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제가 올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기분 좋습니다. 이는 그...
  • 2009-01-27
  • 30,40대들로부터는 《방기도》, 50대들로부터는 《주정뱅이》, 로인들로부터는 《지현장》으로 불리우는 연변연극단의 인기배우 김동현씨가 2009년 음력설야회에서 소품 《부조사계절》에 출연하며 시청자들과 재회하게 된다. 야회촬영장에서 김동현씨를 만난 필자는 2006년 내부퇴직후 모처럼 새로운 작품에 출연하게 되는...
  • 2009-01-24
  • 1971년 생인 마화텅(馬化騰)은 중국에서 열 손가락에 끼는 갑부다. 이름이 생소할 수 있지만, 마화텅은 텐센트(騰訊)의 창업자로 중국 네티즌 대다수가 사용하는 ‘QQ’라는 메신저를 만들었다. 중국 네티즌 96.7%가 사용하는 대표 메신저로 4억명 이상이 등록했다. 중국 내에서는 ‘Q친구’라는 대명사...
  • 2009-01-23
  • 무자년인 2008년은 연변대학예술학원 성악교원이며 가수인 박미화씨의 인생에 굵직굵직한 일들로 큰획을 그은 한해였다. 그는 이딸리아성악콩클에서 수상했고 또 이딸리아의 류학생활을 마무리 짓고 귀국하여 다시 연변대학예술학원에서 교편을 잡았던것이다. 1994년 상해음악학원을 졸업한 박미화는 타지방의 월등한 ...
  • 2009-01-22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